(MHN 주미소 기자) '수사반장'의 형사들이 모두 시청자 곁을 떠났다.
배우 최불암이 지난 29일 밤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향년 87세로 입원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그는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박 반장으로 활약했다. 그의 별세로 '수사반장'을 이끈 원년 형사반 5인방은 이제 모두 고인이 됐다.
출처:MBC '해피타임 명작극장'
'수사반장'은 1971년 3월부터 1989년 10월까지 18년 넘게 방송된 MBC의 대표 수사극이다. 박 반장을 중심으로 한 형사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로 생계형 범죄부터 빈부격차가 낳은 비극까지 1970~80년대 한국 사회의 그늘을 담아냈다. 1984년 680회로 막을 내렸다가 시청자 요청에 이듬해 다시 방송을 재개해 최종 880회까지 이어졌다. 2024년에는 프리퀄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이 제작되기도 했다. 이 작품의 형사들은 원작 배우들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출처: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이는 서 형사 역의 김호정이다. 그는 1971년 첫 방송부터 1978년까지 수사반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1978년 6월 과로로 쓰러져 입원했고 같은 해 8월 7일 뇌출혈로 향년 39세에 끝내 숨을 거뒀다. 그가 떠난 자리는 남성훈이 이어받았다.
김호정은 1957년 연극 무대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CBS 공채 4기 성우, TBC 공채 1기 탤런트, MBC 공채 4기 성우를 거치며 목소리와 연기를 넘나들었다. '수사반장 1958'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서호정 형사(윤현수)가 등장해 다시 한번 그를 기억하게 했다.
출처: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남 형사 역의 남성훈은 2002년 10월 18일 향년 57세에 세상을 떠났다. 1998년부터 지병으로 투병해온 그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극 중 남 형사는 김호정의 빈자리를 채운 인물로, 날카로운 인상과 함께 몸이 먼저 앞서는 열혈 형사로 그려졌다.
본명이 권성준인 남성훈은 1968년 TBC 공채 7기로 데뷔했다. '수사반장' 외에도 '사랑과 야망', '배반의 장미', '모래시계', '목욕탕집 남자들' 등에 출연하며 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유작은 KBS 아침드라마 '너와 나의 노래'다.
출처: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조 형사 역의 조경환은 2012년 10월 13일 향년 67세에 간암으로 별세했다. 그해 8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약 두 달 만이었다. 극 중 조 형사는 듬직한 체격으로 수사반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여성 앞에서는 수줍어하는 반전 매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한양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한 조경환은 1969년 MBC 공채 1기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했다. '수사반장'에 이어 '호랑이 선생님'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모래시계', '허준', '올인', '대장금', '불멸의 이순신', '이산' 등에 출연했다. 유작은 2012년 tvN 드라마 '노란복수초'다.
출처: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김 형사 역의 김상순은 2015년 8월 25일 폐암 투병 끝에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이어가다 자택에서 가족들 곁에서 눈을 감았다. 극 중 김 형사는 박 반장(최불암)을 보좌하는 2인자로 범인을 어르고 달래며 취조하는 인간적인 형사로 사랑받았다.
1954년 연극배우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김상순은 '수사반장'으로 전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이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등에 출연했다.
출처:MBC '해피타임 명작극장'
그리고 마지막까지 수사반을 지켰던 박 반장 최불암도 지난 29일 동료들의 곁으로 떠났다. 지난해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힘써왔으나 최근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극 중 박 반장은 범인의 사연에도 귀 기울이는 따뜻한 형사로 그는 이 역할로 1972년 명예 경찰로 위촉됐다. 2024년에는 민간인 최초로 명예 국가수사본부장(치안정감)에 올랐다.
본명이 최영한인 최불암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했다. 1967년 KBS 특채 탤런트로 안방극장에 진출했고, '수사반장'과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국민 아버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했으며,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출처: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18년간 안방극장의 정의를 지켜온 '수사반장'의 형사들은 이제 모두 하늘의 별이 됐다. 마지막까지 수사반을 지켰던 박 반장 최불암마저 동료들 곁으로 떠나면서, 한 시대를 함께한 이들을 향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