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내분설' 질문에도, 원론적 얘기만 반복…모레노의 답답한 '동문서답'[초점]

이유리 기자 2026. 10. 3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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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둘러싼 내분설과 리더십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로베르트 모레노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기자회견서 명확한 해명 대신 '최고의 경기력'을 강조하며 말을 아꼈다.

감독의 입에서 대표팀의 현재 상황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듣고싶었을 팬들도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기자회견이었다.

이처럼 모레노 감독은 내분 논란 이후 진행됐던 첫 기자회견서 '선수단과 대화를 나눴고 모두 대표팀의 목표에 동의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을 기자회견 내내 반복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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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한국 이유리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둘러싼 내분설과 리더십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로베르트 모레노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기자회견서 명확한 해명 대신 '최고의 경기력'을 강조하며 말을 아꼈다.

감독의 입에서 대표팀의 현재 상황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듣고싶었을 팬들도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기자회견이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연합뉴스

모레노 감독은 29일 오후 2시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A매치 2경기에 나설 26인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명단 발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대표팀 내부 갈등과 선수단 분위기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최근 국가대표 '96라인'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의 대표팀 은퇴설, 그리고 손흥민과의 불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대표팀 팀워크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논란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친선전이 끝난 뒤 시작됐다. 경기 후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이 경기장에 남아 서로를 끌어안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어 세 선수의 대표팀 은퇴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후 황인범이 대표팀을 향한 헌신 의지를 밝히면서 논란은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일부 선수들이 손흥민을 '7번'이나 '그분'으로 부른다는 의혹이 나오며 갈등설은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로 인해 대표팀 선수들을 향한 비난이 각종 SNS를 중심으로 퍼지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여기에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주장 손흥민과의 불화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까지 대표팀 내 특정 선수들과 파벌을 형성해 손흥민을 배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과거 사건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대표팀 내 손흥민과 일부 선수들의 갈등이 기정사실화되는 듯했고, 이강인을 향한 비난도 거세졌다. 이강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계속되자 의 소속사는 즉시 '사실무근' 입장문을 내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대표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1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둔 모레노 감독의 기자회견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모레노 감독은 논란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대표팀의 목표인 '최고의 경기력'만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답변을 피했다.

ⓒ뉴시스

모레노 감독은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내분설에 대해 "목표는 최상의 선수들과 최상의 팀을 구상하면서 팬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다. 선수와 관계자 모두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얘기만 할 뿐이었다.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선수와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선수와 얼굴을 대면하면서 대화했고, 선수들끼리도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96라인'과 손흥민이 모두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현재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을 기반으로 모두 대표팀 발탁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뽑았다"며 "내부적으로 선수들과 나눈 대화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이미 (선수들과) 이야기를 모두 마쳤다. 이날 발표된 명단을 보면 스스로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모레노 감독이 유일하게 분명한 입장을 밝힌 내용은 바로 주장 손흥민의 리더십에 관한 질문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주장은 손흥민이고,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며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이처럼 모레노 감독은 내분 논란 이후 진행됐던 첫 기자회견서 '선수단과 대화를 나눴고 모두 대표팀의 목표에 동의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을 기자회견 내내 반복했을 뿐이었다. 

물론 선수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모레노 감독의 원칙은 통상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팬들이 알고 싶은 것은 대표팀이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지가 아닌 현재 의혹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다. 모레노 감독은 그저 모든 것을 숨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외부의 억측을 오히려 더 키울 수 있는 길임을 인지할 필요는 있다. 

아직까지도 대표팀을 둘러싼 모든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팬들의 불안과 의구심을 덜어줄 수 있는, 대표팀의 수장인 감독의 구체적이고 시원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연 모레노 감독이 이번 A매치 기간 동안 팬들에게 '사이다'를 선물할지, 아니면 계속 '고구마'로 일관할지 지켜볼 일이다. 

ⓒKFA

▶11월 A매치 소집 명단(26명)

GK: 김승규(FC도쿄) 조현우(울산 HD) 송범근(전북 현대)
DF: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클뤼프 브뤼허) 최준(FC서울)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조현택(울산 HD) 신민하(강원FC) 김지수(브랜트포드) 이명재(대전 하나시티즌)
MF: 황인범(포르투) 김봉수(대전 하나시티즌)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샬케 04) 박진섭(저장FC) 송민규(CD 나시오날) 박태준(김천 상무) 손정범(FC서울) 정우영(우니온 베를린) 엄지성(스완지시티)
FW: 손흥민(LAFC) 오현규(베식타스) 이동경(울산 HD) 오세훈(시미즈)

 

스포츠한국 이유리 기자 dbfl5974@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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