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금리 동결에도 인상론 여전…‘싼 돈’ 복귀 기대 버려야

2026. 10. 3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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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장기금리는 정책금리뿐 아니라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인플레이션 기대까지 반영한다.

미국 금리가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쉽게 낮추기 어렵다.

경제 주체 모두가 저금리, 싼 돈을 전제로 한 '쉬운 경제 운영'은 당분간 접어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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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한 뒤 한 차례 쉬어가는 선택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을 긴축 종료나 금리 인하의 전조로 받아들이는 것은 성급하다. 연준 내부에서는 추가 인상론이 살아 있고 시장도 12월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강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는 견조하고 생산성 향상과 자본투자도 강하다고 봤다. 반면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기와 고용이 버티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면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이유는 없다.

시장도 이를 읽고 있다. 이번 동결 뒤 12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80%를 웃도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최근 5% 선을 넘나들고 있다. 장기금리는 정책금리뿐 아니라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인플레이션 기대까지 반영한다. 높은 금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다.

한국에는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 금리가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쉽게 낮추기 어렵다. 원화 약세와 자금 이동, 수입물가 불안이 커질 수 있어서다. 가계는 높은 대출이자를 더 오래 감당해야 하고 기업도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정부 역시 국채금리 상승과 이자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런데 우리 경제 주체들의 기대는 여전히 저금리에 익숙하다. 가계는 금리가 내려가면 집값과 자산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 쉽고, 기업은 값싼 자금이 곧 돌아올 것처럼 투자계획을 짠다. 정부도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조달비용 상승을 충분히 경계하지 않을 수 있다.

금리는 언젠가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미국 경제가 강하고 물가가 높은 지금, 금리 조기 인하를 전제로 재무 재정 계획을 짜는 것은 위험하다. 가계는 빚을 줄이고, 기업은 차입구조를 점검하며,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연준의 이번 동결은 긴축에서 완전히 물러섰다는 신호가 아니다.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선 것에 가깝다. 경제 주체 모두가 저금리, 싼 돈을 전제로 한 ‘쉬운 경제 운영’은 당분간 접어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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