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또 소환…선거 금품·수억대 부의금 등 의혹
농협중앙회 공금 유용·고액 부의금 의혹까지 수사 확대
자금 집행 투명성과 선거 공정성 둘러싼 논란 확산

선거 관련 금품 수수 의혹부터 수억대 장례 부의금 논란까지 수사 범위가 넓어지면서 농협 수장의 도덕성과 조직 내부의 자금 관리 체계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29일 오전 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강 회장의 경찰 출석은 지난 4월과 이달 19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소환 조사 이후 열흘 만에 다시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경찰이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혐의 입증에 필요한 진술과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 계열사의 거래처 대표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의 핵심은 제공된 돈의 성격과 전달 경위, 금품 제공자와 강 회장 사이의 관계, 선거와의 연관성 등이다.
경찰은 금품이 전달된 구체적인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살펴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객관적인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수사는 선거 관련 의혹에 그치지 않고 농협중앙회의 자금 집행과 임직원들의 금품 제공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강 회장이 농협중앙회 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공금 유용 여부를 판단하려면 자금의 사용 목적과 집행 절차, 지출 승인 과정, 최종 사용처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조직의 자금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됐는지, 내부 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주요 확인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강 회장의 장모상 당시 농협 전·현직 임직원 등으로부터 고액의 부의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부의금은 개인적인 조의의 표시라는 성격을 지니지만, 조직 내 상하 관계나 업무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면 자발적인 조의였는지, 직무와 관련한 부적절한 금품 제공이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다수의 임직원이 고액의 부의금을 전달했다면 금액과 전달 방식, 참여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업인의 권익 증진과 지역 농·축협 지원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다. 회장 선거의 공정성과 조직 운영의 투명성은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에도 직결된다. 선거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거나 조직 자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개인의 법적 책임뿐 아니라 선거 제도와 내부 감시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도 불가피하다.
이번 수사에서 풀어야 할 과제는 의혹별 사실관계를 명확히 가리고 책임 소재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일이다. 반복 소환 자체가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아닌 만큼 경찰은 관련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농협 역시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 집행과 임직원 간 금품 수수 관리 체계가 적절하게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사의 결론과 별개로 농협의 공공성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투명한 운영 체계가 마련되는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