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팀코리아’ 8년 동맹 ‘와르르’…한수원·대우건설 협상 ‘결렬’

정세영 기자 2026. 10. 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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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양측 이견"
대우건설 컨소시엄 "수정안 제출 등 노력"
전체 원전 공정 지연·법적 분쟁 우려도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이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의 시공계약 협상 결렬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공사비와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을 놓고 한국수력원자력이 대우건설에 29일 시공계약 협상 종료를 선언하면서 한국 원전 수출의 유럽시장 교두보로 꼽히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팀코리아'가 흔들리고 있다.

한수원은 이날 오전 설명자료를 내고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오던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양측의 이견에 따른 것"이라며 "한수원과 시공사는 그동안 실무협상, 이견조정위원회 및 경영진 협상 등을 통해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은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천㎿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는 약 4천220억코루나(약 26조원) 규모다.

한수원은 지난 2018년 대우건설과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한전연료, 한전KPS 등 국내 기업들과 팀코리아를 구성해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 EDUⅡ와 본계약을 체결했다. 기업들은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사업 전체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한수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 간 시공계약 협상 결렬의 배경으로는 공사비 산정·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 탓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은 UAE 바라카 원전과 마찬가지로 계약 시 정해진 금액 내에서 시공사가 리스크를 부담하는 '총액확정계약'을 요구한 반면 시공사 측은 향후 상세설계 확정 후 늘어나는 시공 물량에 대해 실비를 정산해 주는 단가 정산 방식을 주장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한수원이 대우건설에 당초 입찰금액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으로 시공비를 조정할 것을 요구했고, 감액 규모는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은 실무협상에 이어 경영진 협상, 이견조정위원회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평행선을 좁히지 못했다.

한수원은 시공 계약을 위한 협상을 공식 마무리하고 2027년 7월 새 시공사 계약 체결을 목표로 후속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은 "기존 시공사와 공동협력협약 종료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준비 등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2024년 1월 원청사가 제출한 단가를 그대로 수용하는 한편, 사업 현실을 감안한 수정안도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또 원청사가 정한 계약협상 마감시한인 이날까지도 컨소시엄이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삭감 계약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원청사의 하도급 계약 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팀코리아'결성 이후 8년간 호흡을 맞춰온 핵심 시공사를 교체한 데 대한 적절성 논란도 제기된다. 기존 시공사와의 공동협력협약 종료에 따른 정산 문제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 가능성이 열려있는 데다, 1년 가까이 소요될 새 시공사 선정 작업이 전체 원전 공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한수원에 대한 책임론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이 대우건설에 1조원대 공사비 감액을 요구했다는 설이 불거지면서다. 계약 체결 권한을 앞세워 시공사에 부담을 떠넘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8년을 동거동락한 핵심 협력사와 계약 갈등이 공개적 충돌까지 이어지면서 한국형 원전 수출의 사업 수행의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