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김호성 기자 2026. 10. 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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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준비 거쳐 단계적 시행…기업 도산 등에 따른 퇴직금 체불 예방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추진…사업자 평가 개편·디폴트옵션 적용 시점 조정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앞줄 왼쪽 네번째)과 장지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테스크포스(TF) 위원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이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028년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한다.

기업이 퇴직급여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 등에 적립하도록 해 경영 악화나 도산으로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퇴직연금의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기금형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전문적인 자산운용 체계를 마련하고 수탁자 책임과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자 평가 기준과 디폴트옵션 적용 시점도 손질할 계획이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29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사외적립 의무화

정부는 내년 준비 기간을 거쳐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를 추진한다. 이후 적용 대상을 순차적으로 넓혀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노동계·경영계·정부가 지난 2월 마련한 노사정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추진된다.

기업이 퇴직급여 지급 재원을 내부에 보유하는 대신 외부 금융기관 등에 적립하도록 해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노동계·경영계·정부가 지난 2월 마련한 노사정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내년 준비기간을 거쳐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퇴직금 체불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외적립 의무화와 함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도입·운영 방안도 마련한다. 전문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수탁자 책임을 명확히 해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호한다는 구상이다.

이 부총리는 "기금형 퇴직연금의 제도 도입·운영 방안을 마련해 전문적인 자산운용으로 수익률을 높이되, 엄격한 수탁자 책임을 규정해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 사업자 평가·디폴트옵션 기준도 손질

퇴직연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감독 체계도 정비한다. 정부는 제도 인가와 관리·감독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의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 기준은 연금화와 수익률을 중심으로 개편한다. 디폴트옵션 통보 시점도 기존 만기 후 4주에서 만기 전 2주로 앞당긴다.

만기가 지난 뒤 디폴트옵션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성 자금 운용 기간을 줄여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부총리는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의 협업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도모하고, 사업자 평가를 연금화·수익률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디폴트옵션 적용 시점을 만기 후 4주에서 만기 전 2주로 앞당기는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입법과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주거·일자리·서민금융 양극화 대응도 논의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 외에 양극화 완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사회정책도 논의됐다. 정부는 주거·일자리·서민금융을 국민 삶에 영향을 미치는 3대 핵심 사회정책으로 정하고 관련 과제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양극화 완화 과제 중 국민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거·일자리·서민금융 3대 핵심 사회정책을 논의한다"면서 "현재 과제별 범부처 작업반을 본격 가동하고 있으며, 오늘 논의를 거쳐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신속하게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삶의 개선"이라며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 간, 지역 간, 세대 간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 삶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지속가능한 '모두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극화 완화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출범 이후 경제관계장관회의와 함께 열린 첫 연석회의다. 경제·산업 정책과 과학기술 정책을 연계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부총리는 "우리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과학기술 혁신"이며 "원천기술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를 거쳐 신산업 육성까지 과학기술정책과 경제·산업정책은 이제 한 몸이 되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과학기술 부총리 및 관계 부처와 협력해 미래 성장을 위한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3대 핵심 사회정책 추진방안과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비롯해 7대 SEED 추진방향 및 범부처 협업방안, 해양수산 AX 전략, 차세대 지방행정 공통시스템 구축 계획 등이 논의됐다.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9호 프로젝트 신속 추진방안과 중동전쟁 관련 대응 상황 점검, 요소수·요소 및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금지 고시 종료도 안건에 포함됐다.

정부는 민관합동 플랫폼인 프론티어보드를 구성해 민간 수요를 반영하고 기술개발부터 실증·산업화까지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규제와 인허가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주요 선결과제도 관계 부처가 함께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노후화된 지방행정 공통시스템을 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차세대 지방행정 공통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아울러 6000억원 규모의 포항 AI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방재정 투자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경상북도가 사업에 필요한 출자금을 기한 내 확보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데이터센터의 적기 가동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