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코리아, 흔들리나②]체코 원전 26조원 수주 이후…한수원, 시공비 산정 적정성 도마

이승연 기자 2026. 10. 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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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자력발전소 시공계약이 장기간 지연되는 데는 공사비를 둘러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대우건설의 이견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대우건설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시공계약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계약금액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체코 원전은 수주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건설 과정에서 약속한 공기와 품질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직 설계와 인허가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공사비를 1조원 이상 줄이려면 구체적인 산정 근거와 추가 비용 분담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이 정리되지 않은 채 계약 갈등이 길어지면 결국 사업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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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감액 요구에 시공계약 장기화…대우건설, 비용 부담에 난색
기본설계 미확정·현지 인허가 변수…APR1000 시공 실적도 없어
'26조원 잭팟' 기대 속 계약 갈등…원전 수출 신뢰도 부담 우려

체코 원자력발전소 시공계약이 장기간 지연되는 데는 공사비를 둘러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대우건설의 이견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수원은 당초 입찰금액보다 10% 이상, 금액으로는 1조원 넘는 감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체코 원전은 기본설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현지 인허가 과정에서 설계와 시공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어 대우건설로서는 대규모 감액을 수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한수원이 어떤 근거로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설계·인허가 변수 여전…대우건설, 1조원 감액 부담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대우건설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시공계약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계약금액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당초 입찰금액 대비 10% 이상 감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우건설은 공사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인 두코바니II 원자력발전소(EDU II)와 약 26조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수주 단계부터 시공주관사로 참여한 대우건설과의 후속 계약은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확정되지 않았다.

 대우건설이 한수원의 감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배경에는 실제 공사비를 확정하기 어려운 사업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 체코 원전은 기본설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현지 인허가 과정에서 설계와 시공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향후 공사 물량이 늘어나거나 추가 공정이 발생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당초 입찰금액보다 1조원 이상 낮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체코 원전에 적용되는 APR1000은 기존 APR1400을 기반으로 개발됐지만 아직 실제 시공된 사례가 없는 노형이다. 기존 기술과 건설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유럽의 안전 요건과 체코 현지 인허가 조건을 반영한 실제 시공비가 검증된 것은 아니다.

APR1000은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했으나 이는 체코 개별 사업에 대한 인허가와는 구분된다. 실제 건설 과정에서는 체코 규제기관의 심사와 현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추가적인 설계 보완이나 변경이 요구될 가능성도 있다.

원전 건설은 설계 변경이 발생하면 관련 공종뿐 아니라 시공계획과 품질검사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이 늘어나거나 자재와 장비 투입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처럼 공사비 증가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계약금액을 대폭 낮추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설계 변경이나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면 당초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시공사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한수원이 이러한 사업 여건을 고려해 어떤 공사 항목에서 1조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사 범위나 조달 조건이 달라진 것인지, 시공 효율 개선을 통해 실제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인지에 따라 감액 요구의 타당성은 달라질 수 있다.

◆ '26조원 잭팟' 기대했는데…원전 수출 신뢰도 부담

결론적으로 체코 원전 시공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단순한 기업 간 계약 분쟁을 넘어 한국 원전 수출사업의 신뢰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계와 기자재 제작, 시공 등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핵심 참여기업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사업 관리와 협력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코 원전은 한국 원전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을 상징하는 대형 사업이다. 체코 정부는 2024년 7월 한수원을 두코바니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지난해 6월 약 26조원 규모의 본계약이 체결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거둔 해외 대형 원전 수주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사업에는 한수원을 중심으로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한국전력 그룹 계열사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기업이 참여한다. 개별 기업의 계약 이행뿐 아니라 설계와 기자재 공급, 시공 일정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구조다.

특히 원전 건설은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공정과 협력업체를 관리해야 하는 사업이다. 시공계약이 확정되지 않으면 향후 공사 범위와 책임 소재, 비용 부담 기준을 구체화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갈등이 계약상 권리·의무를 둘러싼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에는 사업 일정에도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체코 원전은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에 그치지 않는다. 체코 정부는 테믈린 지역의 신규 원전 2기 건설도 검토하고 있으며 한수원은 해당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 기회를 확보한 상태다. 두코바니 사업의 이행 성과가 향후 유럽 원전시장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약 갈등의 장기화는 한수원에도 부담이다.

원전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핵심이 단순한 계약금액 차이를 넘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위험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발주처와의 계약을 책임지는 한수원이 국내 시공사와 공사비 조정에 실패할 경우 시공 준비뿐 아니라 후속 사업을 위한 협력체계 유지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체코 원전은 수주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건설 과정에서 약속한 공기와 품질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직 설계와 인허가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공사비를 1조원 이상 줄이려면 구체적인 산정 근거와 추가 비용 분담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이 정리되지 않은 채 계약 갈등이 길어지면 결국 사업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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