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점유율 20% 깨진 보험사…사후 자산관리로 집토끼 잡는다

홍승해 기자 2026. 10. 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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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보·한화생명, AI 포트폴리오·투자 교육 등 DC·IRP 서비스 고도화
은행·증권 대비 좁은 상품 폭은 한계…"장기 생애주기 관리로 차별화해야"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퇴직연금 시장에서 보험업권의 점유율이 20%선 아래로 밀려나자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가입 후 자산관리를 앞세워 가입자 사수에 나섰다. 은행·증권사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AI) 포트폴리오 추천부터 전문가 투자 교육까지 사후 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전략이다. 다만 타 업권 대비 열세인 상품 다양성과 운용 편의성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실질적인 경쟁력 회복의 관건으로 꼽힌다.

28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은 19.62%로 전 분기 말(20.82%)보다 1.20%포인트(p) 하락했다. 

퇴직연금 시장 내 보험업권의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은 가입자 유지와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투자정보 제공과 포트폴리오 관리 등 가입 이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삼성생명은 지난 23일 퇴직연금 전용 앱 ‘SSUM 라운지’를 개편했다. 기존 제휴 혜택 중심의 멤버십 서비스에서 연금·투자정보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금융시장 전망과 자산별 운용전략을 제공하고 전문가가 포트폴리오 관리 방법을 설명하는 온라인 교육도 신설했다. DB, DC, IRP 가입자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산관리 지원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은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가입자에게 추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퇴직연금 전용 홈페이지에서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 상품을 비교하고 운용상품을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서비스 확대가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은행과 증권사도 디지털 자산관리와 투자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투자정보 제공이나 포트폴리오 추천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DC와 IRP는 가입자의 투자 판단이 운용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보험사들이 투자정보 제공과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은행·증권사와 비교해 투자상품 선택의 폭과 운용 편의성에서 어떤 차별점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꼽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DC형과 IRP는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 결과를 감수하는 구조인 만큼 투자 위험과 상품별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가입자가 자신의 운용 목적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세분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장기 고객관리 역량을 퇴직연금 사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보험은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며 고객과 관계를 이어가는 사업인 만큼 가입 이후에도 고객의 상황 변화에 맞춰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생보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가입 시점의 상품 조건뿐 아니라 은퇴 전까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고객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가입자의 생애주기와 자금 수요 변화에 맞춘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