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당내 “사법부와 싸워서 얻을 이익이 뭔가” 우려도

김한솔·박하얀·강한들 기자 2026. 10. 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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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범여권 강경파 중심으로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이 이어지자 일단 국정조사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권한 남용 의혹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보겠다는 취지다. 현직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내에서는 민생 정책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여당이 사법부와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부적절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후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며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되는 시점은 다음달 5일 본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 국정감사에서의 증인 선서 거부, 업무추진비 남용 의혹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조사 후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탄핵안을 발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탄핵) 인용(가능성)까지 전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대법관 재제청 거부, 대법관 공백 장기화, 업무추진비 등 조희대 대법원장 본인을 둘러싼 의혹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며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는 건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국정조사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지만 물밑에서는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최근의 당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민생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가 큰 상황에서 여당이 사법부와 전면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비치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국정 발목을 잡는 국민의힘과 싸워야지 사법부와 싸워서 얻을 이익이 뭐가 있느냐”며 “(이렇게 한다고) 조 대법원장이 죄송하다 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도 “민생 메시지가 앞서야 하는데 집권 여당이 대법원 이야기만 자꾸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탄핵은 할 수 없으니 타협점으로 국정조사로 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별개로 범여권 강경파들의 탄핵 주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논평에서 “국정조사가 탄핵을 회피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정조사와 탄핵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진행하며 여론 추이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아직은) 탄핵까지는 아니지만 조 대법원장 자진 사퇴에 대한 (찬성) 여론은 높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그런 여론이 더 세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재판을 정치 입맛대로 주무르겠다는 선언”이라며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보다 비열하고 악질적”이라며 “노골적인 사법부 탄압이고 명백한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탄핵 사유”라고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최근 당내 갈등 상황을 우려하며 통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당내 파열음이 나오면 안 되고 화합과 단결을 해야 한다”며 “지금 야당이 아니고 여당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발언 직후 3선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내부 분열을 막고 단결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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