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발 농지 전수조사' 논란…이재명 대통령·장관 책임 공방 격화

정용진 2026. 10. 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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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된 농지 조사 추진 배경
이재명 해명에 책임 떠넘기기라며 반발한 야당
농민 의견 수렴 논란 속 송미령 장관 경찰 고발
농지 처분 우려 확산…투기 근절과 재산권 보호 쟁점
[지데일리] 농지 전수조사가 농지 투기 근절이라는 정책 목표를 넘어 정부 책임론과 농민들의 재산권 우려가 맞물린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송미령 장관의 제안으로 추진했다고 밝히자 야당은 책임 전가라고 비판했다. 장관 고발과 농민들의 처분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픽사베이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의 추진 배경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제안으로 설명하자 야당은 정책 논란이 커지자 책임을 장관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농지 관리의 오랜 부실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에도 조사 결정 과정과 처분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당초 수도권 인근의 투기 목적 농지를 중심으로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송 장관의 건의에 따라 조사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농지법에 근거한 관리·조사가 오랜 기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전국 단위 조사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농지는 농업 생산의 기반인 동시에 개발 기대에 따른 투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는 자산이다.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보유하거나 취득 목적과 다르게 활용하는 행위를 점검하려면 지역별로 분산된 관리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조사 확대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거세지고 있다. 야당은 대통령이 정책 추진의 최종 책임자로서 조사 결정의 타당성과 정부의 준비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장관의 제안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 단위 조사는 행정력과 예산을 폭넓게 투입해야 하는 정책인 만큼, 장관의 건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의 검토 및 의사결정 과정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부가 농지법상 관리 의무를 이행하고 투기 가능성을 점검하려는 취지라면 조사 자체를 정치적 공방으로만 다루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법적 대응도 이어졌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농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조사를 추진했다는 취지로 송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다만 고발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단계로, 위법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사기관은 조사 추진 과정에서 법적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됐는지, 관련 절차가 준수됐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는 농지 처분에 대한 불안도 커질 수 있다. 농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조사 대상과 기준이 불분명하거나 위반 판단이 일관되지 않을 때 생계와 재산권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 농민이나 상속으로 농지를 보유한 사람, 임대차 관계에 놓인 농지 소유자 등은 자신의 상황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지 투기를 차단한다는 명분이 선량한 농민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밀한 기준과 충분한 소명 절차가 요구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조사 범위를 전국으로 넓힌 사실 자체보다 정책을 어떤 근거와 절차로 추진하고 위반 여부를 어떻게 판정할지에 있다. 정부는 조사 대상과 일정, 자료 확인 방식, 위반 유형별 처분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이의 제기와 권리 구제 절차도 명확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농지 관리가 미흡했다면 그 원인과 행정 책임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과 장관 사이의 책임 공방에 머무를수록 정작 중요한 농지 투기 근절과 농민 보호라는 과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전국 단위 조사가 신뢰를 얻으려면 일관된 법 집행과 투명한 절차,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행정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