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대로 못하면 이겨도 불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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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 삼성과 화성의 맞대결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51·사진)은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선수들을 향해 성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지난해까지 시민구단 광주의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과 8강행 등을 이뤄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이 감독은 올 시즌부터 수원 삼성을 이끌고 있다. K리그 통산 4차례 우승을 차지한 '명가' 수원 삼성은 이 감독의 리더십 아래 3년 만의 K리그1(1부) 승격에 성큼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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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골 먼저 넣고 후반 2골 허용하자 ‘버럭’
승리 기쁨 나누는 선수들 향해 “우린 약팀… 이런 식으로 이기면 발전할 수 없어” 강조
7연승 달리며 K리그2 자력 우승 ‘눈앞’

18일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 삼성과 화성의 맞대결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51·사진)은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선수들을 향해 성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수원 삼성은 이날 화성을 3-2로 꺾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들이 승리에 만족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승장’ 이 감독이 화를 낸 건 팀이 3-0으로 앞선 채 시작한 후반전에 두 골을 허용하며 한 골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일관성 있게 플레이하지 못했다”며 “우리 팀은 아직도 약팀”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이 감독의 축구 철학은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나 준비한 축구를 흔들림 없이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독의 쇼맨십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이 이기고도 불호령을 내린 건 화성전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4월 경남에 1-0으로 이긴 뒤에도 크게 화를 냈다. 선수들이 사전에 준비한 전술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플랜B’인 롱 볼(긴 패스) 전술로 이겼는데도 웃으며 좋아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감독은 “이런 식으로 이기면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시민구단 광주의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과 8강행 등을 이뤄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이 감독은 올 시즌부터 수원 삼성을 이끌고 있다. K리그 통산 4차례 우승을 차지한 ‘명가’ 수원 삼성은 이 감독의 리더십 아래 3년 만의 K리그1(1부) 승격에 성큼 다가섰다.
수원 삼성은 25일엔 성남을 2-0으로 꺾고 구단 역사상 정규리그 최다인 7연승을 달렸다. 26일 현재 수원 삼성은 승점 62(19승 5무 4패)로 나란히 승점 54인 수원FC(2위·53득점)와 서울 이랜드(3위·52득점)에 8점 앞선 선두다. K리그는 승점이 같으면 득점이 더 많은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수원 삼성은 남은 4경기에서 승점 5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정상에 오른다. 수원 삼성이 31일 대구와의 방문경기에서 승리하고 같은 라운드에서 서울 이랜드와 수원FC가 나란히 비기거나 패하면 수원 삼성의 우승이 확정된다. 올 시즌 K리그2는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K리그1으로 곧바로 승격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감독은 선수들이 들뜨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요즘 그가 선수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목표를 크게 세워라. 너희는 1부 리그에서 뛰어야 할 선수들이다. 밖에서는 (우승과 승격이) 결승점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 출발선에도 서지 못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한 달 치 팀 운영 일정을 미리 구상하는 계획형 지도자이자 ‘해외 축구광’이기도 하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해외 리그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친 선수가 있으면 그 선수의 경기 영상을 편집해 선수들에게 보여준다. 이은호 수원 삼성 홍보마케팅팀 프로는 “유치원 선생님도 그렇게까지는 못 할 것 같다. 감독님의 24시간은 축구로 가득 차 있다. 집과 클럽하우스를 오가는 것 외에 개인 시간도 거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할 때가 많다. 길게는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비디오 분석 미팅에서 고참과 신인 선수를 가리지 않고 “이런 상황에선 팀을 위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했을까”라는 기습 질문을 던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수들은 자신의 역할과 동료들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수비 조직력이 살아난 수원 삼성은 K리그2 17개 팀 중 최소인 23실점을 기록 중이다.
광주 시절부터 오랜 시간 함께하며 두터운 신뢰를 쌓은 코치들은 이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코치들은 이 감독의 전술 결정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한다. 이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는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해 마음을 얻는다는 뜻의 ‘이청득심(以聽得心)’이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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