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4개월만의 LPBA 우승’ 김보미 “마지막 샷 성공까지 우승에 대한 확신 없었다”

김기영 MK빌리어드 기자(bay-bay@naver.com) 2026. 10. 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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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출범 이후 무려 7년4개월만에 LPBA 정상에 오른 김보미는 마지막 앞돌리기가 성공하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임정숙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주변에 선수인데도 당구를 즐기면서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당구 하나만 바라보고 대구에서 서울로 왔는데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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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LPBA우승 기자회견,
“이번 우승이 터닝포인트 될 듯”
아버지가 나를 믿어준다는 느낌 들어
25일 NH농협카드LPBA챔피언십 결승에서 임정숙을 물리치고 프로데뷔 7년4개월만에 우승한 김보미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승에 대한 확신 없었다”며 우승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PBA)
프로당구 출범 이후 무려 7년4개월만에 LPBA 정상에 오른 김보미는 마지막 앞돌리기가 성공하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프로 이전부터 함께 뛰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정상에 올랐지만, 유독 김보미는 정상과 인연이 닿지않았다. NH농협카드LPBA챔피언십도 그렇게 흘러갔다. 세트스코어 0-3이 되자 또한번의 준우승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이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임정숙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보미와 임정숙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우승 김보미]

▲우승 소감은.

=너무 정신이 없고, 꿈만 같다. 속이 시원하다.

▲초반 3세트까지 무기력하게 끌려갔다.

=세트스코어 0-4로 지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니 한 세트라도 이기자는 생각이었다. 한 세트만 이기면 내 당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4세트 이기고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4세트 이기고 나서 (0-4 패배가 아니라)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다음 세트도 지금처럼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은 언제 들었나) 마지막 공을 치는 순간마저도 우승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세트스코어 0-3일 때 한세트만 따자고 생각
▲4세트부터는 뭐가 달라졌나.

=마음을 내려놨다. 상대(임정숙 선수) 공을 보면서 마인드컨트롤 하는 데 집중했다. 상대가 실수하면 기회를 잡자는 생각만 했다.

▲김보미 선수를 우승 후보로 꼽은 동료선수가 많다. 우승기회가 많았는데 매번 우승 직전 넘어졌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던 이유는 무어라 생각하나.

=돌이켜보면 실력이 부족했다. 강한 멘털을 가진 선수라도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는 떨린다. 그걸 이겨내야 우승할 수 있다. 멘털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실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과거의 나는 많이 부족했다.

▲그 동안 준우승만 3번했다. 이번 우승이 자신의 당구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

=당연히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당구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는 당구 선수하면 당구를 즐기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당구가 너무 싫은 적도 있었다. 연습할 때 정말 힘들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주변에 선수인데도 당구를 즐기면서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이번 우승이 내가 지금까지 훈련하고 해왔던 것들에 대한 보상처럼 다가오는 것 같아 앞으로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인 김병호 선수가 2019/20시즌 우승할 때 김보미 선수가 정말 많이 울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어느 순간이 더 기쁜가.

=아버지 우승이 더 기뻤다. 아직도 우승이 실감이 안나고 얼떨떨하다. 아버지 우승 당시에는 정말 많이 울컥하고 감동적이었다.

아버지 김병호 선수가 우승한 김보미 선수 손을 잡은채 격려해주고 있다. (사진=PBA)
▲아버지와 함께 대구에서 상경했을 때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당구 하나만 바라보고 대구에서 서울로 왔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때 기억이 지나가서 울컥했다.

▲정수빈 선수가 지난 대회 우승 후 김보미 선수에게 ‘잘 좀 해’라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 자극이 됐나.

=느껴보지 못한 자극이었다. (웃음) 3차투어(에스와이챔피언십)에서 박정현(하림) 선수, 4차 투어(크라운해태챔피언십)에선 정수빈(NH농협카드) 선수까지 나보다 어리고 경력이 짧은 선수들이 우승하는 걸 자극이 됐다. 경기도 많이 챙겨봤다.

“내 우승보다 아버지 우승할 때가 더 기뻐”
▲임정숙 선수가 SK렌터카 시절에 같이 고생한 사이라서,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을 일찍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정숙 선수와 팀리그 첫 시즌에 SK렌터카에서 함께 뛰었다. 다들 팀리그가 처음이라서 낯설기도 했는데 임정숙 선수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정말 잘 챙겨주었다. 임정숙 선수는 가장 존경하는 선수다. 결승전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버지도 정말 힘들었을 거다. 당구를 싫어하는 딸을 억지로 시키려 했으니 정말 힘들었을 거다. 아버지가 생각한 만큼 잘 못 따랐다. 옛날에는 아버지가 모질게 말을 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나를 존중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잔소리는 하지만 나를 믿어준다는 게 느껴진다. 감사한 마음이다.

▲어떻게 해서 당구를 배우게 됐나.

=공부 못한다고 당구를 시켰다. (웃음) 또 어릴 때 무용이나 태권도같은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아버지가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당구를 시켰다. 갑자기 당구를 억지로 하려니 쉽지 않았다. 처음 당구를 시작할 때 스트로크만 몇 개월 하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당구를 치면서 아버지와 관계가 소원할 때도 있었다. 성인이 되고 많이 싸우기도 했고, 몇 년 동안 말을 안 하기도 했다.

▲그래도 당구를 포기하지 않았는데.

=연습하고 훈련하는 건 싫었지만, 경기는 재밌었다. 또 선수 생활을 시작하던 아마추어 시절에는 여자 선수가 많지 않아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당구를 잡고 있었다.

▲먼저 아버지한테 공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지.

=그런 적은 없었다. 가족이랑 무언가를 같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아버지가 아닌 선생님이란 생각으로 접근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화를 너무 많이 내셨다. 그래서 조재호 선수를 비롯해 다른 남자 선수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우기도 했다.

▲우승 후 아버지가 뭐라 하셨나.

=칭찬을 많이 하셨다. 평소 아버지와 친한 분들께서 “아버지가 네 칭찬을 많이 한다”고 하시는데, 나한테 직접 칭찬해준 건 처음인 것 같다.

“우승 코앞에서 놓쳤지만 상대가 김보미라”
[준우승 임정숙]

▲준우승 소감은.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준우승해서 기쁘면서도 정말 아쉽다. 코 앞까지 다가온 우승을 놓친 느낌이다. 하지만 상대가 김보미 선수라 아쉬움을 빨리 떨쳐낼 수 있을 것 같다.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서가다 4세트부터 흐름이 끊겼다.

=세트스코어 4-0으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경기장에 왔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내가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준우승한 임정숙은 “코 앞에 온 우승을 놓쳤지만 상대가 김보미 선수라 아쉬움을 빨리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PBA)
▲상대가 김보미 선수라 (준우승) 아쉬움을 빨리 떨쳐낼 수 있는 이유는.

=김보미 선수와는 팀리그 첫 시즌인 2020/21시즌 SK렌터카에서 같이 뛰었다. 정말 힘들었고, 공에 대해 잘 모를 때라 팀원들에게 질책을 듣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김보미 선수와 서로 의지하며 힘이 됐던 사이다. 김보미 선수 우승을 누구보다 바랐다. 정말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경기 전 김보미 선수와 얘기를 나눴는지.

=재밌고 열심히 치자고 했다. 말한 대로 경기가 흘러갔는데, 내가 준우승 해서 아쉽다.

▲이번 시즌 2차투어부터 4차투어까지 3연속 128강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과정에 대해선 만족하는지.

=만족한다. 대회장에서는 연습할 때의 내 스타일대로 공을 치지 못했다. 남편(이종주 선수)도 ‘연습할 때처럼 빨리 생각하고, 배치를 바꾸지 말라’고 얘기해줬다. 이번 대회에선 남편의 조언대로 해보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LPBA 초기에는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지만, 이후 우승과 멀어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지.

=그렇다. 오히려 나보다 주변에서 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번 준우승을 통해 자신감도 생겼고, 보완할 부분도 발견했다. 팀리그 때 동료 선수들이 러닝하자는 얘기를 했는데,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 아들이 왔다.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텐데.

=아들이 월요일에 학교를 가야 하는데 늦은 시간인데도 경기장에 와서 경기를 보고 싶다고 하더라. 목이 쉬도록 정말 크게 응원을 하는게 큰 힘이 됐다. [이선호 MK빌리어드뉴스 기자 lth1096109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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