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는데 대반전”…룰라 4선에 중남미 우파 돌풍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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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 브라질 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역사적인 4선에 성공했다. 한때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룰라 대통령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해온 중남미 우파 진영의 기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룰라 대통령의 승리는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과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예상을 뒤엎는 동시에 중남미를 휩쓸던 우파 집권 물결을 저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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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역사상 첫 역전승
중남미 우파 집권 행진 제동
금융시장서 브라질 ETF 16% 급락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 브라질 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역사적인 4선에 성공했다. 한때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룰라 대통령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해온 중남미 우파 진영의 기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26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이 51.8%를 득표해 48.2%에 그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지난 4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던 인물이다. 앞서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2022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다가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브라질 정치사에서도 전례 없는 반전으로 평가된다. 1989년 대통령 직선제가 채택된 이후 1차 투표에서 패배한 후보가 결선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룰라 대통령의 승리는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중남미에서는 미국의 안보·이민 정책에 호응하는 우파 정부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친트럼프 진영의 영향력이 확대돼왔다. 실제로 지난해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온두라스, 칠레에 이어 올해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등에서도 우파 후보들이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에서 좌파 정권이 재집권하면서 이러한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과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예상을 뒤엎는 동시에 중남미를 휩쓸던 우파 집권 물결을 저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 구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룰라 대통령의 역전승에는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저소득층의 결집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 막판 대표적인 복지 프로그램인 '보우사 파밀리아' 지원금 15% 인상과 온라인 도박 금지, 가계부채 재조정 등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여기에 룰라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헌법 개정안도 선거 직전 확정됐다.

이러한 반전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이력을 고려하면 더욱 극적이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그는 두 번째 임기를 마칠 당시 지지율이 8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수감 생활을 했으며,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후 관련 유죄 판결이 무효화되면서 2022년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꺾고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그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마저 꺾으면서 브라질 최초의 '부자(父子) 대통령' 탄생도 무산시킨 셈이다.
다만 이번 선거는 룰라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보다 보우소나루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룰라 대통령은 세 번째 임기 동안 실업률 하락과 경제성장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으로 지지율이 이번 임기 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특히 플랫폼 노동이 확산하는 경제 환경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에게 룰라 대통령의 전통적인 현금성 복지 정책이 더 이상 충분한 해법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역시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로 룰라 대통령이 새로운 경제 현실에 뒤처졌다는 인식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정치 분석가 토마스 트라우만은 블룸버그에 “이번 선거는 거부의 선거였다"며 “기본적으로 거리의 젊은이들과 소셜미디어, 새롭게 선출된 의원들이 주도한 선거운동이었다. 변화는 공식 선거캠프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예상 밖의 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브라질 보베스파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는 룰라 대통령의 당선 소식에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최대 16% 급락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와 재정 건전성 회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룰라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브라질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2%를 넘어선 가운데 높은 금리와 가계부채 부담이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우파 진영이 의회 다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룰라 대통령의 네 번째 임기는 어느 때보다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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