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희대 탄핵” 압박…오세훈 무죄 후폭풍 어디까지
오 시장 항소심 무죄 판결에 사법부 둘러싼 정치권 공방
김민석 대표, 국정조사 우선론으로 즉각적인 탄핵 추진에 신중
탄핵 명분과 절차적 정당성 놓고 범여권 내부 이견 확산

사법개혁의 동력을 살려야 한다는 조 원장과 국정조사 등 정해진 절차를 밟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범여권 내부의 대응 전략에도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조 원장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이 내부 권력투쟁에 집중하는 사이 조 대법원장 탄핵과 사법개혁을 추진할 적기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내란 청산을 위한 입법과 정치권의 내부 통합이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하며 민주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특히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을 사법부의 정치적 판단을 둘러싼 논란과 연결하며 민주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판결은 정치권의 사법개혁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무죄 판단을 두고 여야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조 원장은 이를 사법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다만 개별 재판의 결론에 대한 정치적 평가와 대법원장 탄핵의 정당성은 별개의 문제다. 판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더라도 재판 기록과 법리, 판결 이유를 토대로 쟁점을 검증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조 원장의 요구와 달리 국정조사를 중심으로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전날 조 대법원장 관련 사안에 대해 국정조사를 포함한 절차를 차근차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각적인 탄핵 추진을 선언하기보다 관련 의혹과 쟁점을 조사하고 원내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취지다.
당내 강경 지지층의 요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탄핵 추진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과 절차적 논란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두 인사의 입장 차이는 사법개혁의 필요성 자체보다 추진 시점과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조 원장은 탄핵을 포함한 강도 높은 대응이 늦어질수록 개혁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를 확인하는 절차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정조사는 공개적인 검증과 정치적 책임을 묻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조사 결과가 탄핵 추진으로 이어질지는 별도의 정치적 판단과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문제는 사법개혁이 정파 간 힘겨루기에 갇힐 가능성이다. 탄핵을 서두르자는 주장과 신중한 절차를 강조하는 입장 모두 정치적 구호만 앞세울 때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대법원장 탄핵은 사법부의 독립과 헌법기관의 책임성을 동시에 건드리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위헌·위법 사유와 헌법상 탄핵 요건을 명확히 제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정치적 입장과 다른 판결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을 정당화한다면 사법부 독립을 위협할 수 있고, 반대로 절차적 신중함만 강조하며 의혹에 대한 검증을 미룬다면 개혁 요구가 공허해질 수 있다.
조 원장의 공개 압박과 민주당의 속도 조절이 이어지면서 범여권 내부의 공조 수준도 시험대에 올랐다.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통해 어떤 사실을 확인하고 어떤 후속 조치를 선택할지, 조국혁신당과의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법개혁의 성패는 탄핵 추진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근거와 일관된 절차를 제시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와 헌법적 원칙을 구분하는 데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