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美중간선거와 트럼프의 ‘조기 레임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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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가 내달 3일(현지시간)로 다가왔다. 미 대선 주기(4년)의 중간에 치러져 '중간선거'(midterm elections)라 불리는 이번 선거에서는 향후 2년간 미 연방 의회 권력의 향배가 결정되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냉엄한 평가가 이뤄진다.
역대 미국 중간선거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어왔음을 감안하더라도, 임기 반환점도 돌기 전에 의회 권력을 통째로 내어줄 위기에 몰린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 국정 운영이 자초한 결과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기조는 민주당이 의회 예산권을 무기로 우크라이나 원조 예산 편성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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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가 내달 3일(현지시간)로 다가왔다. 워싱턴 정가에는 미 정치판의 지각변동을 예상하는 시각이 주류다. 미 대선 주기(4년)의 중간에 치러져 ‘중간선거’(midterm elections)라 불리는 이번 선거에서는 향후 2년간 미 연방 의회 권력의 향배가 결정되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냉엄한 평가가 이뤄진다. 2028년 대선 전초전 성격도 띠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체와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을 각각 새로 뽑는다. 39개 주(州) 및 자치령의 주지사, 주의원, 주 선출직 고위직 등도 함께 선출된다.
각종 여론조사는 역대 가장 큰 격차로 민주당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여론조사와 예측시장 현황을 근거로 선거 결과를 전망하는 ‘디시전 데스크 헤드쿼터’(DDHQ)와 비당파 분석매체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 등현지 주요 분석 기관들의 예측은 일제히 하나의 결론을 가리킨다. 야당인 민주당이 연방 하원 과반을 무난히 탈환하고, 상원마저 다수당 지위를 거머쥘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예상이다. 임기 2년 차를 맞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조기 레임덕(정권 장악력 상실)’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번 선거가 여당인 공화당의 무덤이 된 일차적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대외 악재에 있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가파르게 치솟은 유가는 미국인들의 삶을 옥죄었고,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초반까지 추락하면서 정권 심판론에 기름을 부었다. 역대 미국 중간선거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어왔음을 감안하더라도, 임기 반환점도 돌기 전에 의회 권력을 통째로 내어줄 위기에 몰린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 국정 운영이 자초한 결과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분점 정부’(Divided Government)가 현실화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동력은 급격히 약화돼 조기 레임덕에 들어설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의 예상 의석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3분의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정책의 큰 방향이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입김은 여러 경로로 작용하게 된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사활을 걸어온 추가 감세와 이민 규제 강화 등 핵심 입법 과제들은 민주당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올스톱’될 운명이다. 의회 예산권을 쥔 민주당과의 전면전으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일상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상임위를 독점한 민주당이 이란 전쟁 대응 과정과 행정명령의 위법성을 겨냥해 무차별적인 청문회와 특검 압박, 나아가 탄핵 소추안 발의까지 감행한다면 워싱턴은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 상원의 인사 인준권마저 봉쇄당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의회를 우회하는 행정명령에 의존하거나 대외 정책으로 눈을 돌리는 제한적 행보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 예산 분야에서 민주당 의회는 이란 전쟁 종료 결의안으로 행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예산 조정을 통한 추가 국방 지출을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의료보험 분야에서 오바마케어 보조금, 메디케이드 삭감 철회 등 복지 지출을 늘리려 시도할 것이다. 추가 감세대규모 또한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대중(對中) 기술 견제는 의회 권력이 바뀌어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더라도 대중 기술견제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반도체 및 광통신 규제는 법률로 고정될 가능성 높다. 장비 규제는 중국 메모리 업체 증설을 제약해 마이크론 등 비중국 메모리에 기회가 되고, 중국산 광트랜시버 배제는 코히런트, 루멘텀 등 비중국 광통신 업체의 점유율을 확대 견인할 것이다. 에너지는 민주당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가 협력할 여지가 가장 큰 분야다. 친환경 보조금 부활보다 인허가 정상화에 실질적 수혜가 가능할 전망이다. 초당적 인허가 개혁은 송전망 건설의 병목을 풀어주면서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기기의 직접적 수혜를 제공하고 태양광·ESS·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업종의 정책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이다. 데이터센터 규제는 연방과 주 정부 간 갈등이 문제로 선거 결과에 의해서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5/dt/20261025180916435buha.jpg)
이 같은 미국의 ‘정치적 교착’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장 극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지점은 통상과 산업 부문이다. 우선 트럼프 특유의 ‘보편 관세’는 기존 법에 근거한 행정부 단독 권한이므로 어느 구도에서도 기본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 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배터리 세액공제 혜택 축소는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법(CHIPS Act) 역시 뼈대는 유지되겠지만, 민주당 의회가 보조금 수령 조건으로 친노동 정책과 친환경 가이드라인을 까다롭게 요구할 가능성이 커 우리 기업들의 행정 비용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 통상 산업 부문에선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것이다.
외교·안보 정책 역시 전면적인 수정 압박을 받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기조는 민주당이 의회 예산권을 무기로 우크라이나 원조 예산 편성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민주당의 제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의회의 동의가 필요 없는 외교·안보 분야나 일방적 행정명령이 가능한 첨단 기술(AI·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더욱 강경한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다. 민주당 의회 역시 바이든 시절의 친노동·친환경 기준을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내걸며 우리 기업들에 또 다른 청구서를 들이밀 확률이 적지 않다. 트럼프의 압박과 민주당 의회의 규제 강화 사이에서 우리 경제통상과 외교안보가 마주할 방정식은 더욱 고차원적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 정치 권력의 균형 추가 이동하는 격변기다. ‘트럼프 리스크’를 넘어 미 민주당 인맥을 새롭게 구축하고, 통상·안보의 미세한 균열을 방지 하는 치밀한 ‘플랜 B’를 짜야 할 때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지 않으려면, 격랑이 일기 전에 닻을 단단히 내려야 한다.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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