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분기 경상흑자, 사상 첫 '독일+일본' 제쳤다…중국 이어 세계 2위

박지윤 기자 2026. 10. 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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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독일과 일본의 흑자를 합친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배 증가하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AI) 열풍이 식거나 반도체 공급 경쟁이 심해지면 흑자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독일과 일본의 흑자를 합친 금액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처음입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습니다.


독일·일본 합쳐도 한국보다 적어…1년 새 흑자 4.1배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개된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1천166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독일은 522억8천만 달러, 일본은 506억2천만 달러의 흑자를 냈습니다.

두 나라의 흑자를 모두 합쳐도 1천28억9천만 달러입니다. 한국이 137억4천만 달러 더 많은 셈입니다.

한국과 독일, 일본의 경상수지를 모두 비교할 수 있는 1996년 1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독일과의 흑자 격차는 643억5천만 달러로 1976년 이후 가장 컸습니다. 일본과의 격차도 660억1천만 달러로 비교 가능한 1996년 이후 최대였습니다.

올해 2분기 통계가 확인된 주요 36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흑자가 많은 나라는 중국뿐이었습니다.

중국의 흑자는 1천937억2천만 달러였습니다. 한국의 흑자는 중국의 약 6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1년 전에는 중국의 22.7%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의 흑자 규모가 얼마나 빠르게 늘었는지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합니다.

지난해 2분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83억9천만 달러였습니다. 1년 만에 4.1배로 증가한 것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의 흑자 증가율은 각각 11.9%, 5.0%에 그쳤습니다.

상반기 전체로 봐도 한국은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의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1천910억1천만 달러였습니다. 독일은 1천263억9천만 달러, 일본은 1천121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881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의 흑자를 합친 808억2천만 달러보다 73억7천만 달러 많았습니다.

IMF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흑자 증가 폭은 세계 190개국 가운데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역대급 흑자…AI 열풍 꺾이면 급감 우려

다만 이 같은 흑자 행진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합니다.

현재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것이 흑자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흑자는 근본적으로 반도체, 그것도 물량보다 가격 덕분"이라며 "AI 붐이 꺼지거나 AI용 메모리를 만드는 기업이 늘어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경상수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생산 확대도 변수입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은 마이크론, 중국은 창신메모리(CXMT)를 중심으로 메모리를 자체 조달하고 있어 점유율 싸움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며 "특히 대중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 수 있는 구조적 움직임에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IMF 역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앞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28년까지는 연간 4천억 달러를 웃돌겠지만, 2029년에는 2천956억5천600만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31년에는 1천774억9천100만 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 순위도 2029년 3위, 2031년 5위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돈을 산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양 교수는 "AI 붐이 예상치 못하게 빨리 끝나면 경제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며 "돈이 많이 들어오는 올해와 내년이 미뤄온 한계기업 정리 등 구조조정을 할 적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도 수출 경기가 둔화할 경우에 대비해 내수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외수가 꺾였을 때 내수가 받쳐줘야 한다"며 신산업 투자 확대와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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