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록 보유자 김도연, 춘천마라톤 여자부 우승
마스터스 노유연, 현역 선수들과 경쟁해 3위

한국 여자 마라톤 기록 보유자 김도연(33·삼성전자)이 80주년을 맞은 춘천마라톤 정상에 올랐다. 마스터스(동호인) 노유연(39)도 현역 엘리트 선수들과 경쟁해 3위를 차지했다.
김도연은 25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2026 춘천마라톤 여자부에서 42.195㎞ 풀코스를 2시간31분23초에 달려 우승했다. 김혜미(청주시청)가 2시간37분52초로 준우승했고, 마스터스 P(Prime·프라임)그룹으로 출전한 노유연이 2시간41분10초로 3위에 올랐다. 완주 후 김도연은 “오랜만에 우승해 기쁘다”면서 “80주년을 맞은 춘천 마라톤에 출전했는데 우승해 뜻깊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도연은 한국 여자 장거리 육상의 간판으로 활약해 온 선수다. 2018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5분41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권은주가 1997년 세웠던 한국 기록(2시간26분12초)을 21년 만에 31초 앞당겼다. 앞서 여자 5000m와 하프마라톤에서도 한국 기록을 세웠던 그는 당시 세 종목의 한국 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더운 여름에도 훈련량을 크게 늘렸다. 평소 여름에는 40~50분 정도밖에 조깅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80분까지 시간을 늘리고 하루 30㎞ 이상 달리는 훈련도 소화했다. 김도연은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내년에는 다시 2시간20분대 기록을 내고 싶다”고 했다.
올해 춘천마라톤은 처음으로 엘리트 선수와 우수한 기록을 가진 동호인이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는 오픈대회로 열렸다. 김도연은 함께 달린 마스터스 선수들의 열정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저는 마라톤이 직업이라 힘들어도 참고 뛰는 건데, 마스터스 분들은 자기 일을 하면서 시간을 내 훈련한다”며 “그렇게 훈련량이 많이 필요한 마라톤에서 현역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마스터스 분들에게 마라톤의 매력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그렇게 열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지 그 마음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준우승한 김혜미도 올해 꾸준한 성적을 냈다. 지난 3월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35분16초로 국내 여자부 2위를 차지했고, 8월 평창 대관령 전국하프마라톤에서는 1시간16분23초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춘천마라톤에서는 김도연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위에 오른 노유연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중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로 여자 1500m에 출전해 5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아시아주니어선수권 1500m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육상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이후 장거리 선수로 활약하던 노유연은 2018년 은퇴했다. 출산과 육아로 달리기에서 한동안 멀어졌지만 2024년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현재 두 딸을 키우며 러닝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3월 서울마라톤 마스터스 여자부에서 2시간42분1초로 우승했고, 4월 서울하프마라톤 10㎞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대회를 앞두고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 딸이 보내온 응원 문자도 힘이 됐다. 노유연은 “평소에는 따로 응원 문자를 보내지 않던 아이가 ‘엄마 힘내’라고 해 울컥했다”며 “아이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노유연은 “오늘은 엘리트 선수로 돌아간 느낌으로 뛰었다”며 “현역 시절처럼 기록만 생각했다면 포기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기록이 잘 나오지 않아도 다음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마스터스 선수들에게 배우는 것은 핑계 대지 않고 그 순간을 즐기는 자세”라며 “그렇게 달리다 보니 몸도 조금씩 좋아지고 기록도 단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노유연에 이어 마스터스 선수인 최미경(2시간49분29초)과 이지윤(2시간53분07초)이 각각 4·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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