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무죄에 '조희대 탄핵론' 재점화.. 사법부 독립 시험대
국민의힘, 사법부 독립 침해 반발...장외투쟁 경고

범여권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론이 재점화됐고,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포함한 후속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는 정치적 압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법원의 판결을 둘러싼 논쟁이 대법원장 탄핵 문제로 번지면서 사법부에 대한 정치권의 견제와 사법권 독립 사이의 충돌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부가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뒤 범여권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책임론을 다시 제기했다.
보름 간격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 시장에게 잇따라 무죄 판결이 내려진 점을 거론하며 사법부의 판단 과정과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경파 의원들은 탄핵 추진의 명분이 충분해졌다며 신속한 절차 착수를 촉구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국정조사를 포함한 계획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당내에서는 탄핵 추진의 속도와 방식에 관한 이견도 드러나고 있다. 일부 의원은 법률적 근거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탄핵부터 추진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 법률위원장 등 신중론을 펴는 인사들은 국정조사를 통해 판결과 사법행정의 문제점을 먼저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자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은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공개하며 민주당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특검팀이 오 시장 사건의 대법원 상고를 예고하면서 법적 판단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항소심 판결에 대한 상고심 판단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탄핵론을 앞세우면 재판 결과를 둘러싼 논쟁이 사법부 수장의 거취 문제와 뒤섞일 수 있다.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고 절차적 문제를 검증하는 일은 국회의 권한에 속하지만, 판결 결과 자체를 탄핵의 근거로 삼으려면 별도의 구체적인 위법 행위와 책임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범여권의 움직임을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규정하며 맞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법원장을 겨냥한 공세를 비판하며 사법부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오 시장 역시 선출 권력이 삼권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법권 독립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나 탄핵 절차가 추진되면 장외투쟁을 비롯한 대응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국회의 정당한 감시 권한과 사법부의 독립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있다. 사법부 역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판결의 논리와 절차적 정당성을 설명하고, 제기된 의혹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자신들의 기대와 다른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법관이나 대법원장의 퇴진을 압박한다면 사법 판단이 정치적 유불리에 종속될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사법부 독립이라는 원칙이 모든 검증과 비판을 차단하는 방패로 활용돼서도 곤란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탄핵을 주장하는 측은 구체적인 위법 행위와 헌법·법률 위반의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국정조사 역시 정치적 공세가 아닌 사실 확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이번 사태의 향방은 탄핵 찬반의 숫자보다 얼마나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헌법적 절차를 준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사법부를 향한 정치적 불신이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여야 모두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