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성훈 “서울 집값 곧 폭락”…호언장담에 쏠린 눈

정용진 2026. 10. 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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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수도권 주택 공급 본격화하면 집값 폭락할 것"
지난 정부 3년간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
공급 부족을 집값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폭락 전망 근거는 논란
국감장서 위원장 거듭된 제지에도 답변 이어가며 태도 논란 확산
[지데일리] 집값 상승에 지친 무주택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장이 향후 주택 공급이 본격화되면 서울·수도권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성훈 LH 사장이 주택 공급이 본격화하면 서울·수도권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정부의 착공 물량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국감장에서는 장시간 답변으로 위원장의 제지를 받았다. ⓒ픽사베이

공급 부족이 최근 집값 상승의 핵심 원인이라는 진단과 함께 강한 하락 전망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가격 하락을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한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장시간 이어진 답변으로 국토교통위원장이 여러 차례 발언을 제지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성훈 LH 사장은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 원인을 과거 주택 착공 물량 감소에서 찾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신규 주택 매수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 사장은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을 초래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 의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89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며 무주택자와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국민의 주거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 규제로 구매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택 가격까지 오르면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비롯한 실수요자들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주택 가격 상승은 자산 격차 확대와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책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사장은 현재 매매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원인으로 공급 물량 부족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 정부 3년 동안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당시의 공급 감소가 수년 뒤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은 사업 계획 수립부터 인허가, 착공, 준공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 정책의 성과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논리다.

이 사장은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이상 지나 주택 공급이 본격화하면 집값이 곧바로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급 확대가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방향성은 부동산 시장의 기본적인 수급 원리와 맞닿아 있지만, 공급 증가만으로 급격한 가격 하락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다.

주택 가격은 공급량 외에도 금리, 가계소득, 대출 규제, 인구 이동, 정비사업 추진 속도, 선호 지역의 입지 여건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서울은 신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토지가 제한적이고 수요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특성이 강하다. 

수도권 전체의 공급 물량이 늘더라도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적절한 가격대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무주택자의 체감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 공급 확대가 곧바로 집값 폭락으로 연결된다는 전망에는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국정감사장에서는 이 사장의 답변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급 부족의 원인과 향후 가격 전망에 대한 설명이 길어지자 유의동 국토교통위원장은 여러 차례 답변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사장이 발언을 이어가자 유 위원장은 "이성훈 사장님, 제 얘기 안 들리세요"라고 재차 제지했다. 

이 사장은 거듭된 요구 끝에 잠시 침묵한 뒤 자리로 돌아갔다.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국정감사의 질서와 질의에 대한 적절한 답변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 사장은 앞서 지난 12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한 발언으로 정책 의지를 강조했지만, 시장의 신뢰는 자신감이나 공언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공급 목표와 착공·준공 일정, 지역별 물량, 분양가와 실수요자 접근성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이행 성과를 검증받는 과정이 중요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 폭등으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폭락 예고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주택시장과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라며 "가격 하락을 장담한 LH 사장의 발언이 정책적 확신으로 평가받으려면 그 전망을 뒷받침할 수치와 실행 계획부터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