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60조 전망…한은, “소비 회복은 시차”

이현정 기자 2026. 10. 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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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한국은행이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과 배당 확대가 내년 민간소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과급과 배당의 수혜가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데다 가계부채 부담과 주택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 회복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 회복세는 아직 품목·계층 전반으로의 확산이 제한적이지만 내년으로 갈수록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파급되며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소비 회복의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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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내년 1분기 집중
가계부채·주택경기 부진은 부담
한국은행 제공

|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한국은행이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과 배당 확대가 내년 민간소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과급과 배당의 수혜가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데다 가계부채 부담과 주택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 회복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경기동향팀 신동주·양준빈 과장과 조인식 조사역은 22일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업종 기업의 내년 성과급 지급 규모는 60조~70조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10조9000억원의 약 6배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 지급할 성과급이 60조원에 달해 증가분 대부분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성과급 확대가 내년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0.1~0.15%포인트(p)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시소득이 100만원 늘어날 때 소비는 약 11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급 지급 효과는 내년 상반기 본격화하면서 내구재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여가 관련 서비스 소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관련 산업으로 확산하면 고용과 임금 증가를 통해 가계소득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성과급 수혜가 일부 대기업 종사 가구에 집중되는 만큼 소비 회복 효과가 다른 가구와 산업으로 퍼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당 확대도 소비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삼성전자의 올해 11월 특별배당과 내년 추가 배당, SK하이닉스의 배당 확대 전망 등을 반영해 내년 배당 규모를 각각 50조원, 20조원으로 가정했다. 국내 개인의 주식 보유 비중을 적용하면 가계에 귀속되는 배당소득은 약 11조원으로 추산된다.

세 부담과 배당소득의 소비 전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배당 확대는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약 0.05%p 높일 것으로 분석됐다. 효과는 올해 4분기 이후 점차 나타날 전망이다. 주식 보유가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어 소비 진작 효과도 이들 가구의 재량적 지출을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개인의 주식 보유층이 확대된 만큼 소비 파급 효과도 커질 수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환율 하락·이전지출, 중저소득층 소비 여력 개선 전망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를 낮춰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가계의 실질구매력은 약 0.35% 개선된다. 수입품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국내 생산에 투입되는 수입 원재료와 중간재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반영됐다.

소득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의 구매력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구매력 개선폭은 소득 하위 20%인 1분위가 0.46%로 상위 20%인 5분위의 0.20%를 웃돌았다. 저소득층은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같은 수준의 가격 하락에도 부담 완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가계 이전지출 확대도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년 예산안에서 연금·퇴직수급자, 아동·출산·양육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등 가계에 직접 지급되는 이전지출이 올해보다 20조원 안팎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가구당 이전지출 순증액은 소득 1분위가 45만9000원으로 5분위의 69만8000원보다 적었다. 그러나 처분가능소득 대비 순증액 비율은 1분위가 3.7%로 5분위의 0.6%의 6배 수준이었다.

소득 증가분을 소비로 전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층에 지원이 돌아가면서 소비 진작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가계 이전지출 증가가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0.2~0.25%p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취약계층과 청년·고령층의 소득 여건 개선은 소비 진작뿐만 아니라 사회안전망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도 남아 있다. 높은 가계부채와 주택건설경기 부진이 구조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추가적인 증시 조정 가능성도 소비 회복의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 회복세는 아직 품목·계층 전반으로의 확산이 제한적이지만 내년으로 갈수록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파급되며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소비 회복의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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