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손아섭은 두 줄로 끝났고 문상철은 특별한 작별 인사 받았다…KT가 보여준 ‘12년 의리’의 가치, 선수 10명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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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그럼에도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고 KT에서 선수 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선수로서의 업적은 손아섭이 훨씬 크지만 소속 구단과의 마지막 인사에서는 문상철이 더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
같은 날 KT를 떠나게 된 10명의 선수에게는 두 줄짜리 보도자료가 마지막 공식 기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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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발표 3시간 전 따로 전한 문상철 은퇴…KT가 12년 헌신에 보낸 특별한 예우
손아섭은 두 줄짜리 방출, 문상철은 따뜻한 작별…선수의 마지막을 바꾼 ‘한 팀의 의리’

(MHN 정철우 기자)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한때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를 모았던 투수도, 수십 년 가까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수많은 기록을 남긴 베테랑도 더 이상 팀에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짐을 싸야 한다. 선수의 이름값이나 과거의 공헌이 언제까지나 자리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방식만큼은 구단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KT 위즈가 22일 보여준 모습은 그 차이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최동환이었다. 한때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투수다. 2020시즌에는 54경기에 등판해 4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고 2023시즌에도 45경기에서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9를 남기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불펜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줬던 시절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프로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2년을 보냈지만 기대했던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단 한 차례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결국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때 강속구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투수의 마지막은 다른 9명의 선수와 함께 발표된 짧은 보도자료가 전부였다.

KT는 이날 조금 다른 선택도 했다. 문상철의 은퇴를 알리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다른 선수들의 방출 발표보다 약 3시간 먼저 배포했다. 문상철 역시 선수단 정리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다른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처지였다. 다만 문상철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고 KT는 그의 마지막을 다른 선수들의 방출 소식과 구분해 알렸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문상철의 은퇴 소식을 다른 10명의 선수단 정리 발표에 포함해도 행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오히려 보도자료를 두 차례 작성하고 배포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KT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문상철이라는 선수의 마지막을 별도로 다뤄야 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KT가 문상철에게 특별한 은퇴 발표를 마련한 것은 그 세월에 대한 예우로 읽힌다. 선수로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판단과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시간을 인정하는 일은 별개라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이 장면은 최근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된 손아섭의 사례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물론 두산이 손아섭에게 문상철과 같은 예우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두산과 손아섭이 함께한 시간과 KT와 문상철이 쌓아 온 세월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손아섭의 경우 은퇴가 아닌 방출이라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두 구단의 발표 방식을 단순 비교해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두 선수의 마지막 장면이 남기는 여운은 분명히 다르다. 선수로서의 업적은 손아섭이 훨씬 크지만 소속 구단과의 마지막 인사에서는 문상철이 더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 이름값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로야구에서 한 팀에 오래 남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선수는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움직이고 구단은 더 높은 경쟁력을 위해 선수단을 재편한다. 그 과정에서 의리나 헌신이라는 단어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문상철의 은퇴를 대하는 KT의 태도는 오랜 시간 한 팀을 위해 뛰었다는 사실이 여전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같은 날 KT를 떠나게 된 10명의 선수에게는 두 줄짜리 보도자료가 마지막 공식 기록으로 남았다. 문상철에게는 별도의 작별 인사가 주어졌다. 냉정한 전력 평가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 결과를 전달하는 방식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은 선수의 자리를 결정하지만, 의리는 그 선수가 떠나는 모습을 바꿀 수 있다. KT가 문상철에게 건넨 마지막 인사는 그 사실을 보여준 작은 장면이었다. 선수의 가치를 오직 성적표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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