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성장, 준법은 낙제…LIG D&A의 '빛바랜' 호실적

이경진 기자 2026. 10. 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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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이경진 기자 |  호실적을 앞세운 LIG D&A가 뇌물·원가 부정 혐의로 2년간 입찰 제한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과거 입찰·계약 관련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경영진 교체와 조직 개편만으로 내부통제의 허점을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에 따르면 LIG D&A는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인 24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

한편 이번 입찰 제한 처분은 LIG D&A의 내부통제와 준법경영 체계에 의문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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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D&A, 입찰 제한 처분 관련 법적 대응
연결 기준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2.9%↑
수주 잔고, 1분기 말 대비 7600억원 감소
과거 계약 불이행 과징금 처분 이력도 영향
호실적을 앞세운 LIG D&A가 뇌물·원가 부정 혐의로 2년간 입찰 제한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AI생셩형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이경진 기자 |  호실적을 앞세운 LIG D&A가 뇌물·원가 부정 혐의로 2년간 입찰 제한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과거 입찰·계약 관련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경영진 교체와 조직 개편만으로 내부통제의 허점을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에 따르면 LIG D&A는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인 24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 지난 8월 방사청 직원에게 3억원이 넘는 뇌물을 제공한 혐의와 부정한 원가 산정(원가 부정) 혐의에 대한 조치다.

이번 처분은 단순한 행정상 주의나 경고가 아니다.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의 입찰 제한으로 제재가 실제 시행되면 해당 기간 신규 방산사업 입찰 참여가 제한된다. LIG D&A는 기소 사실만을 근거로 제재한 데 유감을 표하고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업계에선 제재의 효력은 법적 대응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방산사업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회사에 부담으로 남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호실적' 뒤에 숨은 3대 지뢰… '높은 내수 비중·금융비용·내부통제' 시험대

입찰 제한의 파장은 LIG D&A의 국내 사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LIG D&A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내수 매출은 3조451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1%를 차지했다. 2026년 상반기에도 내수 비중은 72.1%에 달했다. 해외 수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방산사업이 여전히 핵심 매출 기반이라는 의미다.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입찰 제한이 실제 시행되면 신규 수주에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기존 계약에 따른 납품은 이어지더라도 신규 사업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후 매출을 뒷받침할 일감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확대가 국내 사업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가 LIG D&A의 중장기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다.
LIG D&A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외형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으나 금융원가와 금융수익 등의 영향을 받아 순이익 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모습이다. AI생성형이미지

이 같은 우려와 별개로 LIG D&A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외형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반기 보고서 기준 연결 기준 매출은 2조27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9% 늘었고, 영업이익은 2768억원으로 44.8%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가파른 증가세가 최종 이익으로 이어지는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원가(대출·회사채 이자 등 금융 거래 비용)는 32억4300만원에서 290억6900만원으로 약 9배 늘었고, 금융수익(예금 이자 등 금융 거래에서 얻은 수익)은 321억9600만원에서 24억7200만원으로 급감했다. 법인세 비용도 422억2900만원에서 644억19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금융 관련 손익과 세금 부담이 함께 커지면서 순이익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재무구조에서 부채 규모는 커졌다. 2026년 6월 말 연결 기준 부채는 7조121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562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도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규모)은 446.35%에서 434.05%로 낮아졌다. 부채비율 개선만으로 재무 부담이 완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향후 매출을 뒷받침할 일감 확보 여부는 변수다. 올해 2분기 말 LIG D&A의 수주잔고는 24조57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약 7600억원 감소했다. 기존 계약의 매출 인식에 따라 수주잔고가 줄어들 수 있어 감소 폭만으로 신규 수주 부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입찰 제한이 실제 시행돼 신규 사업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경우 기존 계약의 매출 전환 이후 이를 대체할 일감 확보가 중장기 실적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해 12월 국방과학연구소와 맺은 약 2070억원 규모의 KF-21용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II 체계개발 계약은 기존 수주 사업에 해당한다. 2032년까지 유도탄 주요 구성품과 체계종합 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입찰 제한이 시행되더라도 이미 체결한 계약은 이행할 수 있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사업은 아직 계약 전 단계다. LIG D&A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해당 사업의 체계종합과 탐색기 등 핵심 시제 분야에서 1순위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실사와 기술·가격 협상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최종 계약이 이뤄진다. 개발비만 7535억원 규모인 사업인 만큼 입찰 제한의 효력과 법적 대응 결과에 따라 계약 체결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수주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입찰 제한 처분은 LIG D&A의 내부통제와 준법경영 체계에 의문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공공조달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서 입찰 관련 비위가 발생한 만큼 관련 절차와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IG D&A의 입찰·계약 관련 제재 이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군수품 시험성적서 위·변조 문제로 입찰 제한 처분을 받았으며 2019년과 2020년, 2022년에도 계약 불이행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 과거 제재와 이번 뇌물·원가 부정 혐의는 내용과 성격이 다르다. 다만 계약과 입찰 과정에서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내부통제와 준법경영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LIG D&A는 이번 사건 이후 경영진 쇄신과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사업·경영 부문장 7명 중 4명을 교체하고 대표이사 산하에 사업총괄과 운영총괄을 신설했다. 준법감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도 마련했다. 앞서 준법 프로그램 강화 선포식을 통해 내부통제 시스템 정착을 약속한 데 이어 조직 개편에도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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