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 수로 탈출 실패 반복.. 왜 계속 돌아오나
한 달 넘게 먹이 활동 포착 안 돼… 체력 고갈·이상행동 우려 확산
수온 하락에 피부 상처까지… 장기 체류로 폐사 위험 커지는 상황
그물 보강·직접 포획 검토… 생존 가능성 높일 정밀 구조 전략 시급

수로에 갇힌 상어 ‘부캉이’가 당국의 삼중 차단망을 뚫고 밤사이 수로 안쪽으로 되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부유 시설과 이중 그물까지 동원한 유도 작업이 성과를 내는 듯했지만, 마지막 차단망이 무너지면서 구조 작업은 새로운 난관에 직면했다. 한 달 넘게 먹이 활동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이상행동까지 나타나고 있어 부캉이의 생존을 위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부산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전날 부유 시설인 폰툰과 이중 그물을 활용해 부캉이를 수로 출구인 바다 입구까지 유도했다. 이후 상어가 다시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출구에 삼중 차단 그물을 설치했다. 그러나 부캉이는 밤사이 마지막 그물망을 뚫고 수로 안쪽으로 재진입했다. 그물 설치만으로는 이동 경로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야생 상어가 좁은 수로나 포구에 들어온 뒤 장기간 머무는 현상은 해외에서도 보고된다. 주변 환경이 복잡한 데다 선박 엔진 소음과 해양 소음 등이 상어의 감각 체계에 영향을 미치면 외해로 향하는 경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향 감각의 혼란과 제한된 이동 공간이 겹치면서 탈출을 시도하면서도 같은 장소를 맴도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부캉이가 수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확한 원인은 추가 관찰과 분석을 통해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더 큰 문제는 부캉이의 건강 상태다. 한 달 넘게 먹이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으며, 수로 벽면에 머리를 부딪히는 이상행동까지 관찰됐다. 장기간 먹이를 섭취하지 못해 체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고, 반복적인 충돌로 피부에 상처가 생겼다면 세균 감염 등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여기에 계절 변화로 수온까지 낮아지면 생리적 부담이 커져 폐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구조 작업이 지연될수록 생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공단은 현장 상황을 재점검하고 차단망을 보완해 유도 작업을 재개할지, 직접 포획해 외해로 옮길지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그물을 강화하는 방식만 고수하면 상어가 다시 차단망을 뚫거나 좁은 공간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위험도 있다. 직접 포획 역시 상어의 크기와 행동 특성, 부상 정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추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캉이의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구조 방식을 신속히 결정하되, 안전성과 생존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로의 구조와 조류, 수온, 주변 소음 등 환경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이동 경로를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한 해양생태 전문가는 "반복되는 탈출 실패는 차단 시설의 강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여준다"며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면 행동 특성에 맞춘 정밀한 유도 전략과 건강 상태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