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추억 안겨준 상어 '부캉이'…질문·과제도 던졌다

이영재 2026. 10.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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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난데없이 들어와 시민들에게 사랑받은 상어 '부캉이'가 당국의 3차례 유도작업 끝에 한 달여 만에 수로 밖으로 나갔다.

부산역과 가까운 공원 수로에 한 달 넘게 머무르며 지역의 명물로 떠오른 부캉이는 추억 거리와 함께 만만치 않은 과제와 질문을 남겼다.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가 출몰했다는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18일만 해도 부캉이는 위험한 존재였다.

한 달 넘게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머물며 시민들과 함께한 부캉이는 즐거운 추억과 함께 묵직한 과제와 질문거리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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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상어 출몰에 위험 경고…전국적인 인파 모으며 '대반전'
환경친화적 관광 콘텐츠 개발 과제…기후변화 위험에도 경종
부캉이 3차 외해 유도작업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1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흑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3차 외해 유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당국이 외해로 유도하기 위해 설치한 '폰툰'과 그물 등 장비 사이로 유영하는 부캉이를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2026.10.21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난데없이 들어와 시민들에게 사랑받은 상어 '부캉이'가 당국의 3차례 유도작업 끝에 한 달여 만에 수로 밖으로 나갔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21일 오후 수로에서 그물을 끌어 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유도했다.

하지만 부캉이는 수로 밖에 있는 제1부두 앞바다에서 여전히 유영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다시 수로 부근으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차단막이 설치돼 안쪽으로는 올 수 없는 상황이다.

부캉이가 수로 밖 환경에 적응하고 수온도 떨어지면 넓은 바다로 나갈 것으로 당국은 기대한다.

부산역과 가까운 공원 수로에 한 달 넘게 머무르며 지역의 명물로 떠오른 부캉이는 추억 거리와 함께 만만치 않은 과제와 질문을 남겼다.

친수공원 수로에 들어온 지 사흘째 부캉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난달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부캉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2026.9.20 handbrother@yna.co.kr

난데없이 나타난 위험 동물, 하루아침에 부산 명물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가 출몰했다는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18일만 해도 부캉이는 위험한 존재였다.

해경은 현장에 출동해 상어를 수로에서 몰아내는 작업에 나섰으나 이 상어는 좀처럼 나가지 않았다. 해경은 상어가 스스로 나가길 기다리기로 하고 철수했다.

다음 날에도 상어가 수로에 출몰하자 부산시는 친수공원을 산책하는 시민과 인근 주민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이때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뉴스와 안전 안내 문자 등으로 상어의 존재를 알게 된 시민들이 친수공원으로 몰려든 것이다.

이들은 수로 주변에 늘어선 채 3m 크기의 대형 상어를 구경하는 이색적인 체험을 즐겼다. 북항에 찾아온 이 상어에게 '부캉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이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부캉이는 수로변에 자주 나타나 등지느러미를 수면 위로 내밀고 시원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평소 휴일에도 2천명 수준이었던 친수공원 방문객은 하루 수만명대로 급증했고, 추석 연휴(9월 24∼27일)에는 48만명이 공원을 다녀갔다.

누적 방문객은 최근 160만명을 넘어섰다. 부산 시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민과 외국인 관광객도 몰려들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캉이를 찍은 사진과 영상을 올렸고, 부캉이를 잘 볼 수 있는 '명당' 정보도 공유했다. 부캉이의 출몰 패턴에 관한 제보를 공유하는 웹서비스도 등장했다.

지난 13일에는 부산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도 친수공원을 찾아 시민들과 만났다.

부캉이 덕에 공원 주변 편의점과 카페 등 상권은 '특수'를 누렸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항이 '핫플레이스'가 됐다"며 "(부캉이는) 연예인 기질도 있어 아주 그냥 예뻐 죽겠다"고 말했다.

위험한 존재로 다가온 부캉이가 하루아침에 귀염둥이로 거듭난 것이다.

당초 무태상어로 추정됐던 부캉이는 멸종 위기에 처한 흑상어 암컷으로 확인됐다.

부캉이의 체류가 길어지면서 때때로 위험한 상황도 벌어졌다.

야간 방문객이 손전등으로 빛을 쏴 부캉이가 괴로운 듯 몸부림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고, 부캉이의 주둥이와 지느러미 부근에 상처도 발견됐다.

부캉이를 바다로 내보내기 위한 유도작업에 두 차례 실패한 관계 기관은 부캉이가 스스로 나가길 기다렸지만, 갈수록 수온이 떨어지면서 폐사 위험이 커지자 3차 유도작업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1차 외해 유도작업 당시 부캉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난달 29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부산해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정과 고무보트가 물줄기를 뿌리며 상어(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몰아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6.9.29 handbrother@yna.co.kr

'부캉이 신드롬'이 남긴 것들

한 달 넘게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머물며 시민들과 함께한 부캉이는 즐거운 추억과 함께 묵직한 과제와 질문거리도 남겼다.

부캉이 덕에 북항은 부산을 넘어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지만, 부캉이가 떠난 뒤에도 관심을 끌어모으고 공원을 활성화하는 것은 부산시의 과제로 남았다.

부캉이의 체류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부캉이와 함께한 기억을 토대로 북항만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고, 북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상어 이미지로 단장했다. 부산 기업 대선주조는 '부캉이 에디션' 소주를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부캉이를 브랜드로 내세우는 것을 넘어 부캉이 신드롬의 원인을 잘 짚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은진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민들이 산책하던 수로에 상어가 들어오면서 익숙한 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사람들은 상어뿐 아니라 낯설어진 북항을 보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시민들이 웹사이트를 만들어 상어의 출몰을 확인하고 게임처럼 즐기기도 했다"며 "우연히 벌어진 일이지만, 이들이 공간을 즐기게 된 조건은 앞으로 기획에 참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부캉이 신드롬은 해양 생태계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북항 재개발 사업에서도 환경과 생태계에 친화적인 공간을 설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부캉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의 위험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상어가 해변에 조성된 공원 수로까지 들어온 것은 국내 연안에 상어 출몰이 증가한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후변화와 수온 상승으로 대형 상어의 먹잇감인 참다랑어 등 난류성 어종의 분포가 동해안으로 확산하면서 대형 상어 출몰도 빈번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나갈듯 안나가는 부캉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1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흑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3차 외해 유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10.21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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