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 결국 늦춰져…“쟁점 논의·사회적 합의 부족”

우혜림 기자 2026. 10. 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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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2026년 제8차 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를 연내로 미뤘다. 대입제도 개편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시안 발표를 앞두고 공론화 절차를 급하게 밟은 것이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교위는 21일 오후 5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회의에서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를 연기하기로 의결했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충분한 관계기관 협의와 심도 있는 의제 검토를 위해 시안 연기를 다수 의원들이 합의했다”며 “연내 시안을 준비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발표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차 위원장은 “시안에 좋은 내용을 담기 위해 연기하는 것인 만큼 속도를 내되 날짜를 못 박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은 앞으로 10년간 초·중·고교부터 대학까지 국가 교육 전반의 방향을 담는 중장기 계획이다. 국교위는 당초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이달 말 발표한 뒤 국민 의견수렴과 공론화를 거쳐 내년 3월 말 최종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늦어지면서 약속된 기한까지 합의를 마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교위 사무처는 지난 8월 교육부에 1차 초안을 전달했고 이달 2일 추가 검토를 요청했다. 지난 16일에는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도 검토 의견을 요청했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8월에 초안을 받아 검토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검토 의견이 초안에 반영된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간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안이 발표되면 교육 현장의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도 나왔다. 교사 자격 개방과 한자 병기 등이 대표적이다. 교사 자격 개방은 교원자격증이 없는 외부 전문가에게 일정 기간 교원자격을 부여해 전문인력을 학교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이다. 교육 전문성을 넓힐 수 있다는 취지지만 기존 교원 양성·자격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자 병기 역시 한자 교육의 필요성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 등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인 박영환 국교위 위원은 “충분한 숙의와 의견수렴,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이 많이 남아 있다”며 “학교 현장과 국민이 바라는 것은 조속한 발표가 아니라 완성도 있는 시안”이라고 말했다.

공론화가 뒤늦게 시작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교위는 지난 8월부터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과 내신 서·논술형 평가 확대 등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평가의 공정성과 사교육 확대 가능성 등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졌고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를 두 달가량 앞두고서야 공론화가 본격화됐다.

국교위 관계자는 “국가교육발전계획은 국교위만의 일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인 만큼 공론화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쟁점들을 꼼꼼히 검토하고 충분히 준비해야 일부 이견이 있더라도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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