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빌딩 방화범 “특허법인, 앞으로 사기치지마”

이승주 기자 2026. 10. 2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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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이 검거됐다. 이 남성은 범행 전 인화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자택을 나섰고, 경찰서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특허법인이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11시54분쯤부터 낮 12시1분쯤 사이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불이 난 두 빌딩에는 모두 특허법인이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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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빌딩 2곳 방화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70대 남성이 20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이 검거됐다. 이 남성은 범행 전 인화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자택을 나섰고, 경찰서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특허법인이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70대 남성 A 씨는 이날 오전 11시 이전 강서구 주거지에서 인화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11시54분쯤부터 낮 12시1분쯤 사이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두 건의 화재 모두 A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도 A 씨가 인화물질로 보이는 액체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인근 상인은 “점심을 먹으러 내려오던 직원들이 어떤 아저씨가 신나를 들고 사무실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고 전했다.

불이 난 두 빌딩에는 모두 특허법인이 입주해 있다. A 씨는 특허법인에 대한 불만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6시14분쯤 수서경찰서에 도착한 A씨는 ‘왜 불을 질렀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기 쳤다”고 답했다. ‘누가 사기를 쳤느냐’는 질문에는 “특허 법무법인에서”라고 말했다.

‘특허법인에 악감정이 있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2000년도에 특허를 냈는데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범행 준비 시점을 묻자 “한 3일 됐다”고 답했고,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사기 치지 말라”고 말했다.

A 씨는 2022년에도 이번에 불이 난 건물 가운데 한 곳에 방화를 시도하다 방화예비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이후 A 씨는 택시와 도보 등을 이용해 동대문구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동대문경찰서를 비롯한 인접 경찰서를 중심으로 CCTV 분석과 주변 수색에 나섰고, 오후 4시16분쯤 서울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앞에서 혜화경찰서 형사팀이 A 씨를 발견해 긴급체포했다.

앞서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4분쯤과 낮 12시1분쯤 두 빌딩에서 각각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화재로 신명빌딩에서는 중상 2명과 경상 9명이 발생했고 60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 심정지 상태였던 1명은 호흡을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중상자는 얼굴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양빌딩에서는 당초 8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송 과정에서 3명이 중상으로 변경됐다. 중상자들은 호흡곤란과 열상 등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건물 안에 있던 시민들이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은 유리창을 깨고 구조를 기다리다 소방관들의 도움을 받아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인원 291명과 장비 56대를 투입해 신명빌딩 화재를 오후 1시12분쯤 초진한 뒤 오후 2시20분쯤 완진했다. 한양빌딩 화재는 낮 12시35분쯤 꺼졌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인화물질을 준비한 경위, 구체적인 범행 수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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