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쪽방촌에 공공주택 2천여 호 짓는다

이슬기 2026. 10. 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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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내 주거 난민들의 대표적인 주거지로 알려진 서울역 앞 동자동 쪽방촌이 내일(21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됩니다. 정부가 지난 2021년 공공개발 계획을 발표한 지 무려 5년 8개월 만입니다.

주거지역 안에서 10만㎡ 이하의 공공주택지구를 지정·변경하는 경우, 국토부 장관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생략할 수 있는데, 개발 대상이 되는 동자동 쪽방촌 일대의 면적은 약 4만 7,000㎡ 정도여서 중도위 대신 국토부 재량으로 검토위 심의를 거친 것이라고 국토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국토부와 LH가 주택 소유주와 임차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도심 속 공공개발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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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6년 만에 지구 지정에 들어가는 '동자동 쪽방촌'

서울 도심 내 주거 난민들의 대표적인 주거지로 알려진 서울역 앞 동자동 쪽방촌이 내일(21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됩니다. 정부가 지난 2021년 공공개발 계획을 발표한 지 무려 5년 8개월 만입니다.

2021년 당시 정부는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2026년까지 새집에 입주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동안 일부 소유주들의 반대 등으로 지구 지정이 지연돼 왔는데요. 입주를 약속한 올해(2026년)가 되어서야 공공개발의 첫 관문을 넘어선 겁니다.

국토부가 공개한 동자동 공공주택개발 예상 조감도


앞서 국토부는 지난 8일 중앙도시계획위원 등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검토위원회를 열고 21일 지구 지정을 고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거지역 안에서 10만㎡ 이하의 공공주택지구를 지정·변경하는 경우, 국토부 장관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생략할 수 있는데, 개발 대상이 되는 동자동 쪽방촌 일대의 면적은 약 4만 7,000㎡ 정도여서 중도위 대신 국토부 재량으로 검토위 심의를 거친 것이라고 국토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동자동 쪽방촌


■ 공공임대 등 2,150호 공급.. 2032년쯤 입주 목표

동자동 공공주택지구는 LH와 민간 건설사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으로 추진되며, 임대주택은 통합공공임대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전체 공급 규모는 공공임대 1,000호와 공공분양 1,150호 등 모두 2,150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쪽방 거주민들의 재정착인데요. 이들에게는 취사 시설과 욕실, 화장실 및 냉난방 시설 등이 세대별로 갖춰진 전용면적 21㎡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이 우선 공급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공사 기간 중 쪽방 거주민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임시 거주 시설을 마련하고, 이주부터 재정착까지 지원할 계획입니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지구계획과 주택건설계획을 수립하고, 공동 시행에 참여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할 계획인데요.

이후 2029년까지 보상 협의와 이주를 진행한 뒤, 그해 말 공공임대 구역부터 착공한다는 게 국토부가 세운 일정인데,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실질적인 입주는 2032년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자동 사업지는 서울역과 인접하고 주요 업무·상업 시설이 밀집한 도심 핵심 입지로, 이번 사업을 통해 대규모 주택 공급과 함께 고밀 복합 공간으로 재편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습니다.

2012년 촬영된 동자동 쪽방촌(KBS 뉴스)


■ 일부 소유주 반대로 지구 지정 늦춰져…. 진통 끝에 결실

동자동 쪽방촌은 196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서울역 주변으로 빈곤층이 모여들며 형성됐습니다.

정부가 공공개발을 발표한 2021년 당시에도 약 1,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어 국내 최대 규모의 쪽방촌으로 유명했는데요. 두 평이 채 안 되는 방에 월세를 내고 살면서도, 난방과 위생 등 기본적인 주거 여건을 갖추지 못한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개발 구상 자체는 공공개발 발표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2015년 동자동 쪽방촌이 포함된 후암동 특별계획구역의 개발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민간 개발도 추진됐지만, 주민 이주대책 등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해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동자동 쪽방촌


2021년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주민들의 재정착을 전제로 한 공공개발이었습니다. 임시 거처를 마련해 주민들이 옮겨 살도록 하고, 임대주택을 지어 돌아오게 하는 순환 개발 방식입니다. 무료급식 등 돌봄시설도 함께 재정착시키겠다는 구상아래 주민들이 집과 함께 의지해 온 생활 기반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었는데요.

그러나 일부 토지·건물 소유주들은 수용과 보상 방식에 반발하며 민간 개발을 요구했습니다. 갈등이 깊어지고, 사업이 진통을 겪는 동안 정부가 제시했던 2021년 지구 지정, 2023년 착공, 2026년 입주 일정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국토부는 원활한 사업의 진행과 기존 주민의 재산권 보장을 위해 현물보상 분양권만 1개 보유한 1세대가 해당 분양권을 양도할 경우 장기거주특별공제 등이 적용되도록 개선하고, 현물보상 지위도 1회에 한해 승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분담금 납부 여력이 부족한 주민을 위해 이익공유형 주택을 현물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방안도 다음 달까지 마련할 계획입니다.

동자동 쪽방촌


■ 쪽방촌 주민의 재정착이 공공개발의 성패 결정

물론 불씨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동자동 쪽방촌이 지구 지정되더라도 기존 주민의 재정착과 입주 자격과 관련된 논란을 해결하지 않으면 사업이 또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쪽방촌에 대한 공공주택지구 지정은 이미 전례가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역 앞 쪽방촌은 2020년 7월, 대전역 주변 쪽방촌은 같은 해 12월 지구 지정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동자동에서는 더 넓은 부지에 더 많은 쪽방촌 주민을 재정착시켜야 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공주택지구 지정으로 시작될 변화가 쪽방에 사는 사람들의 삶까지 닿으려면, 재정착이라는 공공개발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공공개발이 늦어진 만큼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쪽방 주민 등 취약 가구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임시 이주와 재정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어 "성공적인 이주와 재정착을 위해서는 쪽방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지속적인 협의체가 필요하다"며 "관행적인 보상 중심의 협의체가 아니라, 사업 전반의 추진 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민간과 지방정부가 모두 개발에 실패하면서 오랜 기간 표류해온 동자동 쪽방촌 개발 사업. 국토부와 LH가 주택 소유주와 임차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도심 속 공공개발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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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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