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약계층 먹는 쌀인데···잉크 묻고 포장 터지고 품질관리 ‘구멍’

올 한해 취약계층에 공급되는 복지용 쌀 1톤 가량에서 잉크 이염과 박음질 불량, 쥐 피해 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용 정부 양곡에 의존하는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품질관리가 미흡하게 이뤄지는 만큼 포장재 개선과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공식적으로 정부가 인지한 정부양곡 품질사고는 서울(5건)·경기(2건)를 합쳐 총 7건이다. 물량으로 보면 총 1.09톤으로 집계됐다.
이중 3건은 쥐로 인해 포장재가 훼손됐고, 나머지는 포장재의 봉합 불량 문제가 발생해 모두 교환 처리됐다.
복지용 정부 양곡(쌀) 공급량은 2021년 12만6000톤에서 지난해 17만1000톤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쌀의 92%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공급되고 나머지는 경로당 등에 공급된다.
문제는 이는 위탁한 업체에서 드러난 일부 사례이고, 실제 피해 사례는 이보다 많다는 점이다. 문 의원실이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올해 봄~여름철 서울과 제주 지역에는 정부 양곡의 포장 불량과 쥐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됐다. 위탁기관이 문제가 발생한 정부양곡은 바로바로 교환하는 만큼 실제로는 부실하게 관리되는 정부양곡이 더욱 많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씨는 경향신문에 “도정공장을 중심으로 관리소홀이 있었지만, 올해 유독 재봉 불량과 쥐 파손 문제가 심했다”며 “(정상품으로) 잘 바꿔주지만, 꾸준히 계속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문제는 박음질 불량이다. 쌀을 도정하고 포장하는 도정공장은 쌀포대를 팰릿에 쌓은 뒤 랩으로 싼 상태로 각지에 쌀을 보낸다. 그러나 미흡한 검수로 포장재가 터져 습기·병해충에 취약한 상태로 보내진 경우가 잇따랐다.
포장지 이염도 빈번했다. 정부가 지난해 포장지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친환경 소재로 재질을 바꿔 코팅을 하지 않으면서 습기가 차거나 비가오면 잉크가 번지는 등 포장지 훼손이 빈번했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보관창고의 관리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쥐가 포장지를 훼손하는가 하면, 올해 1월 경기 안성에서는 정부양곡 보관창고에서 쌀 267t가 무단반출된 사실이 쌀 공급이 늦어진다는 업체의 민원으로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지침상 쌀은 저온창고에 보관해야 하지만, 정부양곡창고 3193동 중 저온시설을 갖춘 곳은 39.1%에 불과해 제대로 보관되지 못했다. 특히 제주는 장거리 해상 수송을 하는데도 저온시설 공간이 없어 품질관리가 취약하지만, 제주시의 예산 확보도 무산되면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
A씨는 “취약계층 분들이 받는 쌀이 굉장히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포장 재질에 대한 엄격한 관리규정과 도정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포장지나 창고 관리 소홀은 수급자에 대한 존중의 문제인 만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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