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무역 장벽에… 기업들도 “CPTPP 필요성 커져”
반대하던 자동차 업계도 찬성 선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국내 산업계도 썩 반기지 않는 카드였다. 주력 산업에서 경합하는 일본이 협정을 주도하고 있어, 가입 시 대일(對日) 무역 장벽이 무너지며 안방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자동차 업계였다. 일본은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지 않지만 한국은 일본 수입차에 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협정 가입으로 상호 무관세가 되면 일본 차만 유리해진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이런 기류가 최근 달라졌다.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로 번지자 CPTPP를 생존을 위한 안전판으로 보는 기업이 급증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이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으라며 멕시코를 압박하자, 멕시코가 올해 1월부터 중국을 비롯한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의 수입차 관세를 기존 20%에서 50%로 인상하며 한국까지 유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차로선 일본 차가 국내로 더 들어오는 걸 감수하더라도 멕시코가 회원국으로 있는 CPTPP에 가입해 현지 관세를 낮추는 게 훨씬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반화학·정밀기계 등 일본의 절대 우위 업종을 제외한 국내 제조업계 대다수도 가입 찬성으로 의견을 모은 분위기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잠정 자료에 따르면, CPTPP 발효 후 15년간 국내 제조업 기반 생산 파급 효과는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발효 10년 뒤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0.3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정철 한경협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 무역 체제가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기업들도 CPTPP 울타리 안에서 대외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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