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찬 ‘소방 재정 빨아먹는다’ 발언에 국감 5분 만에 파행
김민석 대표 엄중 경고…국민의힘 공개 사과 촉구
소방 재정 책임 공방 격화…국가·지자체 분담 개선 시급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도 인건비 등 주요 비용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재정 구조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이 국정감사 파행으로 이어졌다. 소방 재정의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할 감사장이 정치적 공방으로 얼룩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부 의원이 소방 재정 부담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재정을 빨아먹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시작 직후부터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표현을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여야 간 설전이 격화되면서 국정감사는 개회 약 5분 만에 중단됐다. 정책과 예산의 문제를 검증해야 할 자리가 발언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에 갇히면서 정작 감사의 본래 목적은 뒷전으로 밀렸다.
논란의 핵심에는 소방공무원의 신분과 재정 부담 주체 사이의 불일치가 자리하고 있다.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건비를 비롯한 관련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소방 관련 비용의 약 90%를 지자체가 부담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가의 재정 책임을 강조했다. 국가직 전환을 통해 소방 조직의 국가적 책임을 강화했음에도 재정 부담은 지방에 집중돼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부 의원은 추 지사가 사과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재정 부담 구조와 국가 책임 문제를 함께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정 배분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려는 취지였더라도 소방 재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현장 소방공무원과 유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특히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이 열린 당일 발언이라는 점에서 시기와 표현을 둘러싼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후폭풍이 이어졌다. 김민석 대표는 부 의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지시했다. 당 차원에서 논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순직 소방관에 대한 예우와 유가족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도 추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며 반발했다.
이번 사태는 정치인의 부적절한 표현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소방 재정 체계의 구조적 문제도 드러냈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의 재정 부담이 크게 남아 있다면 지역별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 인력과 장비, 안전시설 확충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재난 대응은 지역 경계를 가리지 않는 국가적 공공서비스인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비용 분담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재정 지원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 역시 발언 논란에 대한 공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부 의원의 표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과 소방 재정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일은 별개의 과제다.
국정감사는 감정적 대립을 키우는 무대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제도의 허점을 확인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자리다. 여야가 책임 공방을 이어가는 사이 소방 현장의 재정 문제와 국가의 책무가 다시 묻히고 있다는 점이 이번 파행의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