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60%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없다

이재원 기자 2026. 10. 19. 13: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급종병 전담전문의 운영률 100%…종합병원 37.6%로 2019년 수준
소병훈 의원, 전문인력 수급·수가·취약병원 지원체계 재검토 촉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전국 종합병원 10곳 중 6곳 이상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합병원의 전담전문의 운영률은 2019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중환자 진료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2024년 중환자실 입원료 수가와 전문인력 가산체계를 개편한 가운데, 오는 12월 공개되는 제5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에서 실제 인력 확보와 의료 질 개선 효과가 확인될지 주목된다.
소병훈 의원. 사진 제공=의학신문 DB.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제4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대상 종합병원 258곳 가운데 전담전문의를 운영한 기관은 97곳(37.6%)에 불과했다.

나머지 161곳(62.4%)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평가 대상 45곳 모두 전담전문의를 운영해 종별 격차가 뚜렷했다.

특히 종합병원의 전담전문의 운영률은 2019년 제3차 평가 당시 37.6%(245곳 중 92곳)와 동일했다. 평가 대상 기관 수는 증가했지만 전담전문의 운영 비율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중증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인력으로, 환자 안전과 치료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심평원이 제출한 자료에 인용된 대한중환자의학회의 2014년 연구에 따르면, 전담전문의가 있는 중환자실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환자의 사망위험이 39%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이는 과거 연구 결과로, 이번 평가 대상 의료기관의 실제 사망률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담전문의뿐 아니라 간호인력과 전문장비 확보 수준에서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격차가 확인됐다.

간호사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는 상급종합병원 평균 0.43병상, 종합병원 평균 1.00병상으로 약 2.3배 차이가 났다.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병상 수가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간호인력 확보 수준이 낮다는 의미다.

중환자실 전문장비와 시설 구비 수준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은 평가 대상 6종을 모두 갖춘 반면 종합병원은 평균 4.1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감염관리 활동을 수행하지 않아 해당 평가지표에서 최하점을 받은 기관도 15곳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는 실제 감염사고가 발생한 기관 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같은 차이는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에도 반영됐다.

제4차 평가에서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종합점수는 95.7점이었지만 종합병원은 63.9점으로 31.8점의 격차를 보였다.

전체 평가 대상 303곳 가운데 1등급은 72곳, 2등급은 65곳, 3등급은 115곳, 4등급은 42곳, 5등급은 9곳이었다.

특히 4·5등급을 받은 51개 기관은 모두 종합병원으로, 중환자실 의료 질 개선을 위한 지원이 종합병원에 집중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정부의 수가 개편과 질 향상 지원사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평원은 제4차 평가에서 4·5등급을 받은 51곳과 이전 평가보다 등급이 하락한 30곳 등 총 81개 기관을 대상으로 2024년 10월 질 향상 활동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원 이후 실제 개선 여부는 아직 분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심평원은 올해 12월 공개 예정인 제5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사후관리 실적을 연계 분석하고, 개선되지 않은 기관과 등급 하락 기관에 대한 질 향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제5차 평가는 2024년 1월 중환자실 입원료 수가와 전문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가산체계가 개편된 이후 처음 실시되는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중환자실 전문인력 확보를 유도하기 위해 수가체계를 개편했으며, 이번 평가에서는 해당 정책이 실제 의료현장의 인력 확보와 치료 결과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평가 방식도 일부 개선됐다.

기존 제4차 평가에서는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의 진료분을 대상으로 평가했지만, 제5차 평가는 2025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로 평가기간을 확대했다.

또한 전문의와 간호사 1인당 병상 수를 기준으로 인력 확보 수준을 평가하던 방식에서 실제 환자 수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변경했다.

이는 의료기관의 인력 운영 실태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고, 실제 환자 진료 부담을 고려하기 위한 조치다.

심평원은 현재 중환자실 인력 현황과 환자 치료 결과를 연계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중환자실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개별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제기된다.

지역별 전문의 수급 여건과 높은 업무 부담, 전담전문의 운영에 따른 비용 부담 및 보상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인력 확보를 유도할 수 있는 구조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올해 7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운영기준의 합리화와 팀 기반 진료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제5차 평가에서는 의료기관별 등급 변화뿐 아니라 수가 개편 이후 전담전문의 운영률이 실제로 높아졌는지, 간호인력 확보와 환자 치료 결과가 개선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종합병원의 전담전문의 운영률이 장기간 정체된 상황에서 단순한 평가와 개선 권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취약 의료기관에 대한 인력·재정 지원과 지역별 중환자 치료역량 강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소병훈 의원은 "중환자실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곳인 만큼 어느 지역, 어느 병원에서 치료받느냐에 따라 전문인력과 장비 확보 수준에 큰 격차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12월 제5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그동안 추진해 온 전문인력 확보 정책과 취약병원 지원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와 중환자 치료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