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농식품 바우처 사용처 ‘전국 최다 공백’…15개 면 줘도 못 쓴다
화순 청풍면 지원금 100% 소멸
완도·진도·장흥도 전국 상위권
농촌 먹거리 접근성 개선 ‘시급’

취약계층의 먹거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농식품 바우처 사업이 전남광주 농어촌 지역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급된 지원금 전액이 사용되지 못하고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천628개 읍·면·동 가운데 농식품 바우처 오프라인 사용처가 없는 곳은 67곳이다.
이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15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전북 13곳, 강원·경북·경남·충북 각 7곳보다 많은 규모다.
전남광주에서는 여수 삼산면을 비롯해 담양 가사문학면, 곡성 고달면, 구례 문척·간전·용방면, 고흥 대서·영남면, 화순 청풍·이서면, 장흥 유치·부산면, 함평 엄다면, 영광 낙월면, 장성 북일면에 지정 사용처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순군 청풍면은 올해 상반기 충전된 바우처 19만5천원이 전액 소멸됐다. 장흥군 유치면도 67만9천원 가운데 35만9천원이 사용되지 않아 소멸률이 52.9%에 달했다.
구례군 문척면은 37.1%, 여수시 삼산면은 27.6%, 구례군 간전면은 23.9%, 곡성군 고달면은 22.2%의 소멸률을 기록했다.
시·군 단위에서도 전남광주의 농식품 바우처 이용 실적은 저조했다. 완도군의 소멸률은 19.8%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으며, 진도군과 장흥군도 각각 16.3%로 전국 상위 10곳에 포함됐다.

전국적으로는 같은 기간 충전액 551억4천247만원 중 40억4천413만원이 소멸됐다. 오프라인 사용처가 전혀 없는 읍·면·동의 평균 소멸률은 11.1%로 집계됐다.
농식품 바우처는 생계급여 수급 가구 중 임산부와 영유아, 아동, 청년 등이 포함된 가구에 월 4만원부터 최대 18만7천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지원액의 10% 미만만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어 사용하지 못한 금액은 대부분 소멸된다.
정부는 농촌지역의 구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농산물 꾸러미 배송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전남광주의 농식품 바우처 온라인 이용률은 16.0%로 전국 평균 21.5%에 미치지 못했다. 전국 읍·면 거주자의 온라인 이용률은 11.9%에 그쳤다.
농촌 고령층의 온라인 구매 접근성이 낮은 상황에서 배송 서비스만으로는 지역 간 먹거리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 의원은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먹거리를 구매하기 어려운 '식품 사막화' 현상이 정주 여건 악화와 지방 소멸을 부추기고, 복지 혜택의 지역 간 불평등까지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약계층의 영양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복지 사업이 '사용하고 싶어도 갈 수 있는 식료품점이 없는' 인프라 격차로 인해 지원금이 고스란히 소멸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농식품부와 지자체는 농식품 바우처 미사용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