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김강률 재기 '케네디+이우찬=고우석'...LG 불펜이 돌아왔다, 이제 남은 건 손주영 부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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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졌던 불펜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 LG 트윈스의 추락을 불러왔던 가장 큰 약점이 포스트시즌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LG 불펜은 정규시즌 막판 팀을 추락시킨 가장 큰 원인이었다.
김강률이 뒷문을 지키고 케네디와 이우찬이 승리로 가는 길을 연결하는 상황에서 손주영까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LG 불펜은 정규시즌 막판과 전혀 다른 전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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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의 좌타 봉쇄와 이우찬의 우타 제압 능력, 고우석 공백 메울 새로운 승리 공식
목 디스크 딛고 복귀 준비하는 손주영…LG 가을 운명 바꿀 마지막 변수

(MHN 정철우 기자) 무너졌던 불펜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 LG 트윈스의 추락을 불러왔던 가장 큰 약점이 포스트시즌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대했던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불펜이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들의 활약으로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다. 아직 완성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정규시즌 막판처럼 경기 후반이 두려운 상황에서는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막판 김윤식 장현식 등이 부진했지만 계산 밖에 있었던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LG가 정규시즌 1위에서 4위까지 밀려난 데는 불펜의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무리 손주영이 갑작스럽게 흔들렸고 김진성 등 필승조의 핵심 자원들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고우석이 홀로 버텨보려 했지만 한 명의 투수에게 집중되는 부담을 끝까지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팀 전체가 흔들렸고, 결국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해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포스트시즌 전망도 밝지 않았다. 정규시즌 막판 불펜이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불안했는데 고우석마저 계약 시기 문제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될 수 없었다. 사실상 가장 믿을 만한 뒷문 자원을 잃은 상태에서 단기전을 치러야 했다. 선발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경기 후반을 책임질 투수가 없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포스트시즌이다. LG가 가을야구에서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투수는 김강률이다. 김강률은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세이브를 따냈다. 손주영이 목 디스크 증세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강률의 역할은 더욱 중요했다. 가장 부담스러운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며 LG에 승리를 안겼다는 점에서 단순한 세이브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물론 당시 두산 타선이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아내는 일은 상대 타선의 상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한 번의 실투가 경기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김강률은 그 부담을 이겨냈고, LG가 경기 후반을 맡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투수를 확보했음을 보여줬다.

더욱 흥미로운 변화는 케네디와 이우찬의 조합에서 나타나고 있다. 두 투수는 서로 다른 장점을 활용해 하나의 필승조처럼 움직이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 고우석이 홀로 감당해야 했던 역할을 두 명이 나눠 맡으면서 새로운 승리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케네디의 가장 큰 무기는 좌타자를 압도하는 독특한 투구 각도다. 2m가 넘는 큰 키에 크로스 스탠스를 활용한 사이드암 투구가 더해지면서 좌타자에게는 대단히 까다로운 궤적이 만들어진다.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바깥쪽에서 출발해 몸쪽으로 크게 파고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좌완 투수와는 다른 릴리스 포인트와 각도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LG에는 이우찬이라는 보완 카드가 있다. 이우찬은 좌완 투수지만 좌타자보다 오히려 우타자를 상대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88에 불과했다. 좌타자에게는 0.269으로 피안타율이 높아졌지만 나쁜 수준은 아니다. 좌.우 타자를 모두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우찬이 우타자에게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포크볼이다. 좌완 투수라는 이유만으로 좌타자에게 강하고 우타자에게 약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종을 갖추고 있다. 포크볼이 제대로 떨어진다면 우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고, 좌타자를 상대로도 승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단순히 좌우 타자를 구분해 기용하는 원포인트 릴리프와는 다른 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케네디가 좌타자를 묶고 이우찬이 우타자를 제압한다면 두 투수의 조합은 단순한 좌완 불펜 두 명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다. 케네디의 약점을 이우찬이 보완하고, 이우찬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좌타자 구간은 케네디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두 투수의 장점을 적절하게 연결한다면 한 이닝을 넘어 최대 2이닝까지도 책임질 수 있는 운영이 가능해진다.
특히 KIA를 상대하는 LG에는 더욱 중요한 카드다. KIA는 나성범과 카스트로, 박재현, 하주석 등 주축 타선에 좌타자 비중이 높은 팀이다. 케네디의 독특한 투구 각도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 상대가 우타자를 투입하거나 우타자 구간으로 타순이 이어질 때 이우찬을 활용한다면 LG는 투수 교체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유리한 승부를 이어갈 수 있다.

이제 남은 마지막 숙제는 손주영이다.
손주영은 정규시즌 막판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68로 크게 흔들렸다. 한때 마무리 역할을 맡을 만큼 기대를 모았던 투수지만 시즌 막판에는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목 디스크 증세까지 나타나면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는 단순히 통증이 사라졌느냐에 있지 않다. 추간판 탈출증은 신경에 영향을 미칠 경우 손이나 손가락의 감각과 근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투수에게 손끝 감각은 구속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공을 놓는 순간의 미세한 차이가 제구와 변화구의 움직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목 통증이 줄었다고 해도 투구에 필요한 감각이 완전히 회복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LG가 손주영의 복귀에 기대를 거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김강률이 마무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케네디와 이우찬이 경기 후반을 연결하는 새로운 조합으로 떠올랐지만, 이들만으로 긴 포스트시즌을 버티기는 쉽지 않다. 특히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특정 투수에게 등판 부담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손주영이 정상적인 구위를 회복한다면 LG 불펜은 운영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다.
손주영은 18일 불펜 피칭을 소화한 뒤 곧바로 출격 대기할 예정이다. 사실상 실전 복귀를 위한 마지막 점검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느냐만이 아니다.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지, 변화구를 손끝에서 제대로 제어할 수 있는지, 연속 투구 과정에서 몸 상태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규시즌 막판 무너졌던 투수가 포스트시즌이라는 극도의 압박 속에서 다시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LG 불펜은 정규시즌 막판 팀을 추락시킨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그 약점이 조금씩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김강률이 예상 밖의 안정감을 보여줬고 케네디와 이우찬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고우석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아직 몇 경기의 결과만으로 불펜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더 이상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만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결국 마지막 열쇠는 손주영이 쥐고 있다. 김강률이 뒷문을 지키고 케네디와 이우찬이 승리로 가는 길을 연결하는 상황에서 손주영까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LG 불펜은 정규시즌 막판과 전혀 다른 전력이 될 수 있다.
한때 LG를 1위에서 4위로 끌어내렸던 불펜이 이제는 가을야구를 더 오래 이어가게 할 힘으로 변할 수 있을까. 무너진 불펜을 다시 세우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에 손주영이 선다. 그의 첫 가을 투구가 LG의 남은 포스트시즌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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