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도 비판 여전
경기도 인건비 1조1000억원 부담…중앙정부 지원 불균형 지적
순직 김진석 소방위 빈소 조문…유족에 장례·지원 예우 약속
민주당 대표도 공식 사과…소방 안전 투자 확대 목소리 커져
[지데일리] 소방 예산을 두고 ‘재정 빨대’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소방관들의 헌신을 재정 부담으로 치부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소방 재정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와 현장 소방관에 대한 존중은 구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지사는 17일 오후 경기도 부천 순천향대병원에 마련된 순직 소방관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마음을 다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순직 소방관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최근 불거진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한 것이다.
논란은 추 지사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을 언급하며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가 상당한 인건비를 부담하는 재정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소방관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예산을 불필요한 지출처럼 묘사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추 지사는 발언의 취지가 소방공무원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경기도가 약 1조1000억원의 인건비를 부담하는 반면 정부 지원은 약 800억원 수준에 그치는 재정 구조의 불균형을 지적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재정 분담 체계의 문제를 제기하려는 의도였더라도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 지사는 김 소방위 유족에게 장례와 유족 지원 등 경기도 차원의 예우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순직 소방관에 대한 예우뿐 아니라 안전 시스템 개선과 소방 안전 투자 확대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과 사과가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현장 안전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대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소방노조들은 해당 발언이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을 재정적 부담으로 매도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에게 당을 대신해 사과하고, 추 지사에게도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방정부의 소방 재정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공직자의 언어가 지녀야 할 책임을 동시에 드러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분담의 불균형이 있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의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 지사의 사과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재정 구조 개선과 소방 안전 투자 확대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