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특산물] 나로도 해역의 폭주족, ‘고흥 삼치’

윤희훈 기자 2026. 10. 17. 0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름 뜨거운 바다에서 다이어트를 하던 삼치의 배에 기름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삼치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살이 오르는 가을 생선이다.

고등어과 생선인 삼치는 고등어와 닮은 듯 다르다.

성격이 급해 빨리 죽는 생선인데다, 냉장 기술이 좋지 않았던 과거 삼치를 먹고 탈나는 사람이 많아 기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월 제철을 맞은 삼치의 모습. /뉴스1

여름 뜨거운 바다에서 다이어트를 하던 삼치의 배에 기름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삼치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살이 오르는 가을 생선이다. 남해안에서 조업을 하는 어민들은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삼치 제철로 꼽는다.

전남광주 고흥, 그중에서도 나로도(靑山島)는 삼치의 본고장 중 하나다. 나로도 외에도 여수 거문도와 완도 청산도 해역도 삼치 특산지로 꼽힌다.

지금은 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중심지이자 고흥의 랜드마크인 나로우주센터 덕분에 나로도가 많이 알려졌지만, 일제시대 때부터 삼치잡이가 성업하며 항구가 번영했다.

고등어과 생선인 삼치는 고등어와 닮은 듯 다르다. 일단 고등어보다 몸집이 크다. 어판장에서 파는 구이용 삼치는 길이가 30㎝ 내외로 고등어보다 조금 큰 정도이지만, 산지에서 횟감용으로 쓰는 건 훨씬 크다. 큰 것은 길이는 1m, 무게는 10㎏이 넘을 정도다. 횟감으로는 3~5㎏ 정도 나가는 중치가 많이 쓰인다.

고흥군 나로도의 삼치거리. /고흥군 제공

삼치살은 희고 부드럽다. 맛은 고등어보다 담백하다. 비린내와 가시가 적어 먹기도 편하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삼치가 ‘망어(蟒魚)’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무기 망’자다. 몸이 뱀처럼 길고, 등 부분의 얼룩덜룩한 반점이 뱀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유구가 쓴 난호어목지에는 ‘망어’의 망자가 ‘망할 망(亡)’이 연상돼 양반가에서는 기피하는 생선이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성격이 급해 빨리 죽는 생선인데다, 냉장 기술이 좋지 않았던 과거 삼치를 먹고 탈나는 사람이 많아 기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치회 한상 차림. /고흥군 제공

망어는 어쩌다 삼치가 됐을까. 수산학계에서는 망어라는 이름이 구전 과정에서 ‘ㅇ’이 탈락해, 마어(麻漁)‘가 됐고, ‘마(麻)’의 우리말인 ‘삼’에 접미사 ‘치’가 붙은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와 함께 ‘세 가지 맛이 있고, 세 배 크며, 속도가 세 배 빠르다’고 해 ‘삼치’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헤엄치는 속도가 빨라 ‘바다의 폭주족’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등푸른생선 가문의 큰 형님답게 삼치는 영양가가 알차다.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DHA, EPA)이 풍부하다. 한국식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삼치 100g에 오메가-3가 약 1.3g 들어 있다. DHA는 태아와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등푸른 생선에는 통풍의 원인이 되는 퓨린 성분이 많아, 통풍이 있다면 과식은 피하는 게 좋다.

목포-완도-고흥-여수 일대에서는 삼치를 숙성회로 즐겨 먹는다. 삼치는 부레가 없어 잡히면 금세 죽는다. 어부들은 삼치를 잡으면 바로 얼음 박스에 넣는다. 냉동을 했다 해동하면 살이 녹아버리기 때문에 냉동 보관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삼치회를 제대로 즐기려면 산지를 찾을 수 밖에 없다. 호남지방에서는 김 위에 양념장을 묻힌 삼치회를 올리고, 묵은지와 밥을 함께 싸 먹는다. 삼치의 고소한 풍미를 느끼려면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도 좋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