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화재 공장 내부에 ‘미확인 위험물’… ‘소방관 6명 중경상’ 원인 됐나

이시은 2026. 10. 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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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대상’ 제2석유류 20L 통 100여개 보관
부천소방서 “위험물 허가 받은 이력 없어”
‘지정수량’ 준수 등 법 위반 아직 단정 못해
선착 대원들 진입 당시 인지 여부 확인 필요

16일 경기 부천의 한 금속부품 도장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 및 과학수사대가 현장을 살피고 있다. 2026.10.16 /연합뉴스

소방관 6명이 중경상을 입은 부천 화재 공장에서 ‘허가 받은 적 없는’ 다량의 위험물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2석유류로 분류되는 20L짜리 통 100여개가 있었던 것인데,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당국의 취급 허가가 필요했던 위험물인지, 위험물의 보관 상태는 어떠했는지 등이 이번 화재의 원인을 키운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에서 별도로 위험물 허가 신고를 하지 않았던 만큼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소방대원들 역시 공장 내부에 다량의 위험물질이 적재돼있었던 점을 미리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1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부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불이 난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공장에는 제4류 위험물 중 제2석유류가 담긴 20L짜리 통 100여개가 있었다. 제2석유류는 인화성 액체 중 인화점이 21℃ 이상 70℃ 미만인 액체를 뜻하며, 등유와 경유, 아크릴산 등이 해당된다.

위험물은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종류별로 시설 설치 허가 기준을 두고 있다. 이는 ‘지정 수량’이라고 불리는데, 지정 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보관하는 취급소라면 관할 소방서장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지정수량은 위험물의 수용성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물에 녹는 액체라면 2000L, 물에 녹지 않는 액체라면 1000L가 기준이다.

16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한 금속부품 도장공장에서 불이 나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 불로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 등 7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2026.10.16 /부천소방서 제공


다만 위험물을 보관하고 있는 통의 용량과 갯수만으로 실제 보관량이나 법 위반 여부 등을 단정할 수는 없다.

소방당국은 불이난 업체에서 보관 중이던 물질의 성분과 보관량, 저장 및 취급 방식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곳은 위험물 허가를 받은 이력이 없다”며 “조사를 하다보니 위험물질이 있었다는 점이 발견됐고, 선착대가 화재 현장에 진입하며 위험물질을 인지했는지는 향후 확인을 해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이 난 공장이 당국에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소방대원들의 화재 진압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원배 초당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위험물관리법상 지정량 넘게 보관하고 있는데도 허가 신고를 하지 않고 사용하다가 사고가 난 상황이라면 처벌 대상”이라며 “이는 직원 수와 상관없이 지켜야하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가 받지 않은 채 운영하던 사업장이라면 소방당국에서도 불이 난 사업장에 위험 물질이 얼마나 있고 내부가 어떠한 상황인지 선제적으로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 경기 부천의 한 금속부품 도장 공장에서 화재 진압을 마친 소방대원이 동료 소방관의 심각한 부상 소식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10.16 /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전 8시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 사출 인쇄 공장에서 난 불로 소방관 6명과 공장 관계자 2명 등 8명이 다쳤다. 이 중 40대 소방관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또 다른 40대 소방관 1명은 치료받던 중 의식을 회복했다.

다친 이들은 화재 발생 초기 진압에 투입됐던 소방대원들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이 났다”는 관계자 신고를 받고 오전 8시43분께 선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연소 확대 우려가 있어 불이 난 지 20여분만인 오전 8시57분께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전9시9분께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오전 10시22분께 큰 불길을 잡았고, 오전 11시6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2026.10.16 /연합뉴스


/이시은·이영지·김연태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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