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에도 쌓인 폐박스, 멈춰둔 소방시설···7명 숨진 대전 현대아울렛 참사 책임자 ‘실형’
재판부 “안전관리 의무 다했다고 보기 어려워”

7명이 숨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참사와 관련해 법원이 당시 점장 등 안전관리 책임자 4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하역장에 방치된 폐박스와 소방시설 연동 정지 등 안전관리 부실이 화재와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법 형사4단독(이제승 부장판사)은 16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당시 현대아울렛 대전점장 A씨에게 징역 1년, 지원팀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지원팀 직원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소방시설 관리업체 소장 B씨에게는 징역 3년, 소방팀장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현대백화점과 소방시설 관리업체 법인에는 각각 벌금 6000만원과 1억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2년 9월26일 불이 난 아울렛 지하층의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차량 배기가스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장 영상과 배기구의 탄화 흔적 등을 토대로 배기구가 폐박스에 꽂히거나 둘러싸인 상태에서 열이 축적돼 불이 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참사 전부터 지하층에 쌓인 박스의 화재 위험을 지적한 보도가 있었다”며 “택배기사들이 폐박스를 치워달라고 요구했지만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청소 업무를 업체에 맡기거나 입점업체에 정리를 요청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소방시설 관리업체 측이 화재수신기를 상시 연동 정지 상태로 운영한 점도 인명피해의 원인으로 인정했다. 화재 감지 이후에도 스프링클러와 비상방송 등이 제때 작동하지 않아 화재 확산과 대피 지연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스프링클러로 불을 진압하지 못했더라도 비상방송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인명피해를 막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시 점장 등 아울렛 직원 3명에게 화재수신기 운영 상태를 직접 점검해야 할 의무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동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일부 공소사실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로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도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사망자 7명의 유족 및 중상 피해자와 모두 합의해 피해자 측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생계 피해와 상품 훼손 등에 대해서도 보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화재는 2022년 9월26일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울렛 대전점 지하 1층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환경미화·시설관리 직원 등 7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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