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홈에 디자인 소송 패소한 쿠쿠···‘닮은꼴 가전’ 논란에 체면 구겼다

한다원 기자 2026. 10. 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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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가 음식물처리기 디자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중소 가전업체 앳홈에 최종 패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쿠쿠전자가 등록한 음식물처리기 디자인이 앳홈의 선행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되면서다.

앳홈은 지난해 쿠쿠전자가 음식물처리기 디자인을 등록하자 자사 선행 디자인과 유사하다며 디자인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강승우 특허법인 인벤싱크 변리사는 "쿠쿠전자의 음식물처리기 등록디자인이 앳홈의 미닉스 더 플렌더 제품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무효가 확정됐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도 무효된 쿠쿠전자의 등록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한 쿠쿠전자의 에코웨일 음식물처리기 제품이 앳홈의 미닉스 더 플렌더 제품의 등록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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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처리기 등록디자인 무효 확정···쿠쿠 “침해 인정 판결은 아냐”
계열사 쿠쿠홈시스도 코웨이와 정수기 디자인 분쟁···제품 독창성 도마
쿠쿠가 음식물처리기 디자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중소 가전업체 앳홈에 최종 패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 사진=챗GPT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쿠쿠가 음식물처리기 디자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중소 가전업체 앳홈에 최종 패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쿠쿠전자가 등록한 음식물처리기 디자인이 앳홈의 선행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되면서다. 여기에 계열사인 쿠쿠홈시스도 코웨이와 얼음정수기 디자인을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어 쿠쿠 계열의 제품 독창성과 지식재산권 관리 역량에 의문이 제기된다.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앳홈은 자사 가전 브랜드 미닉스(Minix)가 쿠쿠전자와의 음식물처리기 디자인등록 무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이 쿠쿠전자의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면서 미닉스 '더 플렌더'의 선행 디자인과 쿠쿠전자 '에코웨일'의 등록디자인이 유사하다고 판단한 특허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중소 가전업체에 패소한 쿠쿠···디자인 독창성 도마

이번 분쟁은 앳홈의 음식물처리기 제조 전문 자회사 앳홈플랜테크가 지난 2023년 더 플렌더 디자인을 등록한 이후 불거졌다. 앳홈은 지난해 쿠쿠전자가 음식물처리기 디자인을 등록하자 자사 선행 디자인과 유사하다며 디자인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당초 특허심판원은 두 제품의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앳홈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두 디자인이 전체적인 외관의 형상과 비례감, 실루엣 등 지배적인 특징을 공유하고 있어 일반 수요자에게 유사한 심미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판단했다.

쿠쿠전자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생활가전 시장에서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온 쿠쿠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가전업체와의 디자인 분쟁에서 패소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선행 디자인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앳홈은 이번 등록디자인 무효 소송과 별개로 쿠쿠전자를 상대로 디자인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강승우 특허법인 인벤싱크 변리사는 "쿠쿠전자의 음식물처리기 등록디자인이 앳홈의 미닉스 더 플렌더 제품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무효가 확정됐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도 무효된 쿠쿠전자의 등록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한 쿠쿠전자의 에코웨일 음식물처리기 제품이 앳홈의 미닉스 더 플렌더 제품의 등록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앳홈 미닉스 음식물처리기 더 플렌더. / 사진=앳홈

쿠쿠전자는 이번 판결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디자인권 침해가 인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디자인권 등록무효를 다툰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상고가 기각된 점은 아쉽다"면서도 "이번 판결은 디자인권의 등록무효 여부를 다툰 것으로, 디자인권 침해를 인정한 판결은 아니다"고 했다.

또 "에코웨일은 다양한 형태의 음식물처리기를 아우르는 브랜드명으로, 이번 판결은 전체 라인업이 아닌 일부 품목에 한정된다"면서 "최신 제품인 에코웨일 큐브와 에코웨일 큐브 메가의 기술 경쟁력을 고려할 때 시장 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수기도 디자인 소송…쿠쿠 계열 잇단 법적 공방

쿠쿠가 디자인 유사성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쿠쿠홈시스도 지난해 코웨이로부터 얼음정수기 디자인권 침해를 이유로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코웨이는 쿠쿠홈시스가 2024년 출시한 '제로 100 슬림 얼음정수기'가 자사 '아이콘 얼음정수기'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제품 상하부의 직육면체 결합 형태와 모서리 길이, 전면부 버튼 및 디스플레이 배치 등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코웨이는 같은해 8월 쿠쿠홈시스에 내용증명을 보내 문제를 제기했고 양사는 디자인과 설계 변경 방안을 협의했다. 하지만 판매 중단 시기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쿠쿠홈시스는 코웨이 주장이 부당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쿠쿠 관계자는 "제로 100 슬림에 대한 디자인권을 보유하고 있고, 철저한 선행 검토를 거쳐 제품을 출시했다"면서 "직사각형 형태의 터치형 제품은 생활가전업계에서 유행하던 미니멀리즘 디자인 트렌드"라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라 코웨이는 쿠쿠홈시스의 가구형 안마의자와 공기청정기 제품에 대해서도 자사 제품과 디자인이 유사하다고 보고 추가 법률 조치를 검토한 바 있다. 음식물처리기에 이어 정수기와 안마의자, 공기청정기까지 쿠쿠 계열 제품을 둘러싼 디자인 유사성 문제가 제기된 셈이다. 하지만 코웨이와 쿠쿠홈시스 간 소송의 최종 판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생활가전 시장에서 디자인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음식물처리기와 정수기 등 주방가전은 기능뿐 아니라 크기와 형태, 색상 등 외관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업체들이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과 지식재산권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쿠쿠전자의 등록디자인 무효가 최종 확정됐다는 점은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쿠쿠 측은 철저한 선행 디자인 검토를 거쳐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번 음식물처리기 분쟁에서는 선행 디자인과의 유사성을 이유로 등록디자인이 무효로 확정됐다.

특히 쿠쿠전자와 쿠쿠홈시스가 각각 경쟁사와 디자인 관련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계열 전반의 제품 개발 및 지식재산권 관리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쿠전자 사건은 등록디자인 무효가 확정됐다. 반면 쿠쿠홈시스 사건은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을 확인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경쟁사와의 디자인 분쟁이 브랜드 신뢰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향후 앳홈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결과에 따라 쿠쿠전자의 법적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대표 생활가전 기업으로서 제품의 독창성과 차별화된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

앳홈 관계자는 "미닉스의 디자인은 독자적인 제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설계 역량과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자산"이라며 "이번 판결은 브랜드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이어온 대응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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