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한 김대리 올해 의대 갔대”
올해 신입생의 48%만 현역 출신

37세 김모씨는 재작년 회사를 휴직하고 1년간 수능을 준비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안정적인 공기업에 취직했지만, 오르지 않는 연봉에 더는 미래가 보이지 않자 의대에 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김씨는 결국 작년 초 졸업한 지 17년 만에 지방 한 사립대 의대에 들어갔다. 그는 “요즘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다 의대를 가고 싶어 하는데, 나도 공부를 잘했었으니까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직장 다니다가 온 동기가 10명은 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씨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한참이 지나 다시 의대에 들어간 ‘늦깎이 의대생’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2026학년도 38개 의대 신입생 가운데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년 이상인 경우가 총 673명이었다. 이런 늦깎이 의대생은 2023학년도 110명, 2024학년도 141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277명으로 급증했다. 작년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의대 모집 인원이 1509명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늦깎이 입학생은 145명이었다. 이 중엔 고교를 졸업한 지 8년이 넘어 입학한 경우도 63명이었다.
이렇게 ‘늦깎이 의대 입학생’이 늘면서 ‘고3 현역’은 절반이 안 된다. 현역 신입생은 2023학년도와 2024학년도는 44%(1331명)였고, 작년엔 40%(1812명)로 더 낮아졌다. 올해는 48%(1466명)였다. 올해 한 의대는 신입생 78명 중 현역은 20명(2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재수 이상인 경우였다. 또 다른 의대도 신입생 44명 중 현역은 12명(27%)뿐이었다. 한 입시 업체 관계자는 “현역으로 의대 가는 게 갈수록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년이 따로 없는 전문직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한 의대 교수는 “대학 병원에서 65세 정년 퇴직을 해도 의사 면허는 그대로 유지가 되니까 100세 인생 시대에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는 게 엄청난 메리트”라며 “이런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의대를 오는 직장인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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