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국지사 유묵이라던 친일파 글씨… 유홍준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었다

허윤희 기자 2026. 10. 1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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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밥상’ 전시했다가 철거
박물관, 소유자 안 밝힌 채 사과만
“선정 과정 정당했는지 규명하고
수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져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에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됐다가 일제강점기 고위 관료 박중양의 글씨로 밝혀져 철거된 유묵<<b>본지 9월8일자 A16면>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소장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허윤희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은희 의원실은 “애국지사 박원근 글씨로 소개됐다가 철거된 유묵의 소장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라고 14일 밝혔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해당 유묵 관련 질의에 “유홍준 관장의 소장품임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유묵은 지난 7월 개막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나온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이다. 당시 언론 공개회에서 유 관장은 “임진왜란 최초의 승병장인 영규대사가 충청도에서 의병을 일으키면서 외친 ‘밥 한 그릇도 나라의 은혜다’라는 말씀을 담은 글”이라며 “이번 전시에서 크게 감동받은 작품”이라고 했다. 박물관도 전시에서 ‘영규대사의 말씀을 애국지사 박원근이 쓴 글씨’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개막 한 달여 만에 이 글씨의 낙관에 있는 ‘박원근’이 박중양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박물관 측은 해당 전시물을 철거했다. 이후 근현대사·서예 등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이 검증한 결과, “박중양이 일본 유학 시절 쓴 글씨”라고 결론을 내렸다.

유 관장은 당시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은 박물관이 국민 앞에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데 미흡했다”며 “앞으로 전시품 검증 절차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 직후 열린 강연에서는 “유물의 정확한 의미를 읽지 못한 것은 역량 부족”이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했다.

이에 본인 소장품을 전시해 놓고 박물관의 “역량 부족” 운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장품을 추천해 전시하고 친일파 글씨로 드러나 사과하면서도 자신이 소유자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며 “관장의 지위가 전시 선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하고, 수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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