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칼부림사고 가해자, 시민이 직접 제압.. 전자감독 체계 허점 논란
위치 추적만으론 돌발 범죄 못 막아…재범 방지 체계 실효성 논란
보호관찰관 1인당 20명 담당…인력난에 밀착 감독 사실상 한계
인력 확충·실시간 공조 시급…전자감독 전면 쇄신 목소리 확산

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정작 돌발적인 위험 행동을 포착하지 못했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 시민들이 직접 범인을 제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보당 노정현 수석대변인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통해 인천 구월동의 한 복합상가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언급하며 전자감독 제도의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노 수석대변인은 피해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을 제압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가 현행 관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도 가해자의 위험 행동은 사전에 포착되지 않았다. 현장의 비명과 신고로 사건이 알려졌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 시민들이 직접 범인을 제압해 인계했다. 범죄 위험을 관리하는 제도가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시민들이 신체적 위험을 감수하며 범행을 저지한 정황은 공공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의 초기 대응 체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마련돼 있는지 되묻게 한다.
현행 전자감독 제도의 핵심 한계로는 위치 추적 중심의 관리 방식이 꼽힌다. 전자장치는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지만, 흉기 소지나 갑작스러운 폭력 행동을 직접 탐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위치 정보가 정상적으로 수집되더라도 범행 의도나 위험 행동까지 자동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위치 이탈 여부를 확인하는 기계적 감시만으로 재범 위험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기대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셈이다.
인력 부족도 주요 문제로 지목됐다. 진보당은 보호관찰관 한 명이 약 20명에 달하는 대상자를 담당하는 상황에서 개별 대상자의 생활과 행동을 밀착 관리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보호관찰관이 위험 징후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상담과 현장 점검을 병행하려면 충분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담당 인원이 과도하면 고위험 대상자에 대한 관리가 형식적인 절차로 흐를 수 있고,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다.
현장 대응 인력인 무도실무관의 신분과 권한 문제 역시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불안정한 고용 여건과 제한적인 현장 대응 권한은 인력 확보와 숙련도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관제센터와 경찰 사이의 위험 정보 공유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지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위험 징후를 포착하더라도 관련 기관에 정보가 제때 전달되지 않거나 출동 판단이 지연되면 예방과 대응 체계의 연결고리가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수석대변인은 보호관찰관 한 명당 담당 인원을 선진국 수준인 10명 이하로 줄이고, 현장 출동 인력의 신분 안정과 대응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제센터와 경찰 간 실시간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 위험 정보 전달과 현장 대응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제안했다. 진보당은 피해자의 치료와 심리 회복 지원을 살피는 한편 치안 안전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인력 확충과 기술 개선만으로 재범 방지의 실효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담당 인원 감축에는 예산과 인력 확보 계획이 뒤따라야 하며, 위험도에 따른 감독 자원 배분과 기관별 책임 범위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위치 정보와 위험 신호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 역시 개인정보 보호 원칙과 오인 경보에 대한 대응 기준을 함께 갖춰야 한다. 전자장치의 감시 범위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 분석과 현장 출동, 사후 점검까지 이어지는 대응 절차를 정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자감독 제도의 성과는 전자장치 착용 인원이나 위치 추적 실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위험 징후를 얼마나 일찍 발견했는지, 신고 이후 현장 대응이 얼마나 신속했는지, 재범 위험을 얼마나 낮췄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지표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와 경찰이 관리 체계의 빈틈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개선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는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라면 감시 장치의 존재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예방 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