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전화 발신번호가 010으로 둔갑… 보이스피싱 중계조직 17명 검거

김재현 2026. 10. 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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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의 발신번호를 국내 '010' 번호로 바꿔 보이스피싱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5월부터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대구 지역 빌라와 숙박업소 등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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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액 3.4억, 휴대폰 등 3500점 압수
해외 조직 지시로 5월부터 중계기 운영
대구경찰청이 대구의 한 모텔에서 적발한 아이폰 등 휴대폰을 활용한 발신번호 변작 중계 장비. 대구경찰청 제공

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의 발신번호를 국내 '010' 번호로 바꿔 보이스피싱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구경찰청은 14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방조 혐의로 불법 중계기 운영 총책인 20대 남성 A씨 등 1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5월부터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대구 지역 빌라와 숙박업소 등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불법 중계기 설치 장소 13곳을 단속해 공유기(라우터)와 휴대폰, 유심카드, 노트북 등 총 3,500여 점을 압수했다. 변작한 번호 중 일부는 실제 보이스피싱 범행에 쓰였으며, 확인된 피해액은 3억4,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계기 관리책들은 하루 20만~30만 원의 수당을 받고 장비를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는 해외 피싱 조직이 국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핵심 범행 수단이란 설명이다. 해외 발신 사실을 숨겨 피해자의 경계심을 낮추는 수법으로, 과거에는 유심카드 여러 개를 장착한 '심박스' 형태의 중계기를 주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아이폰 등 일반 휴대폰을 중계기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체류 외국인을 중계기 관리책으로 모집해 숙박업소에서 장비를 운영하는 사례도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며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휴대전화나 유심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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