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이 맞나".. SK하이닉스 주가 반토막, 이익 전망은 역대급
중국 CXMT 추격 우려에 외국인 매도까지…반도체주 흔들
증권가 목표주가 최대 400만원…2027년 영업이익 454조 전망

단기 주가 충격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실적 기대만으로 투자심리 악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45만원 안팎까지 하락했다. 52주 최고가인 300만2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최근까지 AI 반도체 핵심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와 미국 반도체주 약세,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면서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전날 코스피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도 반도체주 전반의 매도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의 관심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추격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면 메모리 시장의 공급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범용 D램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경계심이 국내 증시로 확산했다.
그러나 증권가의 실적 전망은 주가 흐름과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405조~454조원 수준으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320만~400만원으로 높였다.
SK증권은 목표주가 400만원을 제시했고, 메리츠증권은 320만원을 내놨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가격 강세,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요 근거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면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목표주가 상향이 곧 주가 반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027년 이익 전망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HBM 시장 성장, 가격 경쟁력 유지 등 여러 전제가 담겨 있다. 주요 고객사의 투자 속도가 둔화하거나 경쟁사의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 이익 추정치도 조정될 수 있다. 주가가 실적 전망보다 앞서 움직였던 만큼 높은 기대치 자체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런 상황을 주가 하락의 원인이나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확정적 판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루의 급락만으로 기업의 장기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반대로 증권사 목표주가가 높다는 이유로 하락을 일시적 충격으로 치부하는 태도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주가 변동을 해석하려면 발언의 맥락과 근거를 구체적으로 따지고, 메모리 가격과 공급량, HBM 수주 및 생산능력, 경쟁사 기술 수준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향후 주가를 가를 핵심은 시장의 기대가 실적 숫자로 입증되는지에 달려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이 유효하더라도 공급 확대와 경쟁 심화라는 위험은 상존한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급락에 따른 공포나 장밋빛 전망에 대한 맹신이 아니라, 실적 전망의 현실성과 시장 환경의 변화를 냉정하게 검증하는 접근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