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동 복합상가 ‘흉기 난동’ 거듭된 위험 신호에도 재범 못 막았다

박현주 2026. 10.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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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제한 위반 4차례 적발 ‘전례’
전자감독 대상자 관리 실태 도마
법무부, 제도 개선·보완책 마련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복합상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8명이 다쳤다. 경찰이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6.10.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대낮 인천 도심 한복판 대규모 복합상가에서 50대 남성이 전자발찌를 찬 채 ‘묻지마 칼부림’을 벌여 8명이 다치고 이 중 1명이 위급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피의자가 과거 수차례 살인미수 전력으로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착용한 관리·감독 대상자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법당국의 부실한 감독 체계에 대한 비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점심시간 식당가 아수라장… 직원들이 의자로 제압

13일 오후 3시 인천 남동구의 한 복합상가 2층 식당가에는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현장 감식 중이었다. → 위치도 참조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A(59)씨가 오후 1시 40분께 복합상가 식당가를 포함한 지상, 지하층을 이동하며 불특정 다수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20~50대 남녀 8명이 다쳤다.

A씨가 파란색 점퍼와 청바지 차림으로 백팩을 둘러메고 범행 대상자를 물색하는 모습이 상가 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피해자 중 20대 여성 1명은 부상 정도가 심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사건이 발생한 식당가는 여러 식음료 시설이 밀집해 있고, 이용객들이 주문한 음식을 가져와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 수십 개가 비치된 구조였다.

식당가 입구와 테이블 아래 곳곳에서 발견된 혈흔은 당시 점심 식사 중이었던 이용객들이 미처 피하지도 못할 만큼 순식간에 벌어진 긴박했던 상황이었음을 보여줬다.

■ 양손에 흉기 묶고 무차별 공격… 사전 답사 등 ‘계획범죄’ 정황

구월동 CCTV 갈무리


이번 사건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 규모가 컸던 이유에는 범행 시각이 평일 낮이고 피의자가 흉기의 살상력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피해자나 사건을 목격한 이용객 대부분은 식사하러 온 직장인이나 복합상가 입점업체 직원들이었다.

당시 식당가에 있었던 인근 동물병원 직원은 “쌈밥을 먹던 중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져 보니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며 “남성이 사람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일부는 의자로 막아서는 등 대치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은 피의자 A씨가 양손에 10~15㎝ 가량의 흉기를 테이프 등으로 고정해 불특정 다수를 향해 휘둘렀다고 했다. 이 때문에 A씨로부터 공격받은 이들이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컸던 상황이었다.

1층에서 귀금속 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범인이 양손에 칼을 고정하고 있어서 주변에서 뺏거나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씨는 복합상가 3층 에스컬레이터 인근에서 먼저 한 여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어 2층으로 내려가 식당가에 앉아있는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면서 피해자가 속출했다. A씨는 복합상가에 입점한 음식점 직원 등에게 제압된 것으로 확인됐다.

복합상가 관리인 최모씨는 “범인이 여성의 팔을 찌른 뒤 한층 아래로 내려가 점심을 먹는 사람들에게 범행을 저질렀다”며 “입점업체인 맥도날드와 낙지요리 전문점 남자 직원들이 의자로 밀어붙여 A씨를 제압했고, 이후 현장에 온 경찰이 체포했다”고 말했다.

복합상가 입점업체 직원들은 피의자가 몇 차례 상가를 배회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사전에 복합상가를 방문한 게 맞다면 흉기를 고정한 범행 수법 등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때 계획범죄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A씨를 본 1층 매장의 상인은 “조그마한 체구에 50~6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 꽤 낯이 익었다”며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며칠 전부터 이곳을 답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 전자발찌 착용 중 또 범행… 법무부 “감독체계 재점검”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마트 식당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6.10.13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A씨가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과거 다수의 범죄 전력과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A씨 가방에서 다량의 약물을 발견했는데, 향정신성의약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기관에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거에도 살인미수를 포함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5년 8월께 인천 자택에서 전처가 재결합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흉기로 수차례 찌르는 등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에게 다수의 폭력 범죄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해 출소 후 1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도 명령했다.

A씨는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뒤 2029년 2월까지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었다. 이 기간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주거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준수사항도 함께 부과받았다.

그러나 그는 전자발찌 착용 중이던 2021년 1월부터 5월 사이 무려 4차례나 외출 제한 시간을 어기고 무단 이탈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2005년과 2008년에도 각각 살인미수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사안을 매우 엄중히 인식하고 사건 경위와 전자감독(전자발찌 감독) 관리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며 “전자감독 지도·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과 보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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