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사우디 전역 총공세”… 빈살만 미래성장 전략 집중 포화

파리=유근형 특파원 2026. 10. 13.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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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공격해 최소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후티 측은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제외한 "사우디 전역이 공격 대상"이라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하루 전 후티의 공격으로도 사우디, 미국, 이집트, 요르단, 인도 등 각국 민간인 1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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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연속 공항 공격에 사상자 추가… 탄도미사일-무인기 띄워 정밀타격
빈살만 주최 경제포럼도 불투명… 사우디군 실전 경험 없어 대응 주저
“美-이란 전쟁 끝나야 후티도 멈춰”
사우디 공항 공격 직전 킹 칼리드 공항의 평화로운 모습. 사진 출처 X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공격해 최소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후티는 하루 전에도 이 공항을 공격했고 이 여파로 13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당했다. 후티 측은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제외한 “사우디 전역이 공격 대상”이라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또 사우디 내 공항에 대한 공격을 대대적으로 감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의 장기화로 중동 일대의 항로가 축소되고 국제 원유 공급 또한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지정학적 불안까지 고조되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사진)가 주도하는 미래 성장 전략으로 관광, 스포츠, 금융 등 비(非)원유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비전 2030’의 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후티, 이틀 연속 리야드 공항 타격

후티에 피격 순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공격할 당시 공항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당시 모습을 국영 알아라비야방송이 12일 X에 공개했다.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자욱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사진 출처 X
11일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 등에 따르면 이날 후티의 공격으로 킹 칼리드 공항의 제4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파키스탄 국적자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하루 전 후티의 공격으로도 사우디, 미국, 이집트, 요르단, 인도 등 각국 민간인 13명이 숨졌다. 후티는 사우디 동부에 위치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천연가스 시설과 정유공장, 동부 담맘의 킹 파드 국제공항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라스알아라, 알사키야에 집결한 사우디군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6발과 무인기 2대를 동원한 정밀 타격을 가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방공망을 가동했지만 후티의 순항 미사일을 한 발만 요격한 것으로 열려졌다.

후티는 “모든 항공사와 전문가, 공항 근로자 및 여행객들에게 사우디 공항과 영공을 이용하지 말 것을 거듭 경고한다”며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 공항을 제외한 사우디 공항들은 타격에 취약하며 우리 군의 작전 무대가 됐다”고 경고했다.

양측의 충돌 격화로 국제 항공 운항의 불확실성 또한 고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각국 민간 항공사들은 1000여 편의 사우디 운항편을 취소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등은 자국 항공사에 사우디와 인근 상공을 가급적 비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 무함마드 왕세자의 흔들리는 미래 전략, 신변 위협도 고조

이번 사태로 원유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구상 또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공항, 에너지 시설 각종 인프라가 후티로부터 대대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당장 무함마드 왕세자가 매년 10월 말 개최해 온 중동 최대 경제포럼이자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가 올해 안전하게 열리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해 FII는 26∼29일 리야드에서 개최될 예정이나 현 상황에선 참가 예정 기업과 인사들의 상당수가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WSJ는 후티의 잇따른 공습과 사우디의 부실한 방공망 등으로 무함마드 왕세자가 공개 행보를 최소화하고 동선 노출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지하 벙커를 갖춘 리야드 궁궐 내부 시설을 통해서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헌혈 행사에 참여한 뒤 공식 석상에 나타난 적도 없다.

● 사우디, 후티에 대응 수단 부족

중동 전문가들은 후티에 대응할 사우디의 수단이 극도로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2014년 예멘 내전 발발 후 풍부한 실전 경험을 쌓은 후티와 달리 사우디군은 실전 경험이 거의 없어 전력 차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후티 장악 지역에 인명 피해 등을 감수하고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식의 강력한 조치 없이는 억제가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후티의 배후에 있는 이란과 사우디를 지지하는 미국이 휴전해야 사우디와 후티 간 휴전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레고리 고스 미국 중동연구소(MEI)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후티의 적대 행위 중단을 약속받아야만 양측 대립이 끝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을 두고 “깊이 우려하고 있다. 양측 대화를 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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