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편 32년 일한 퇴직금인데…" 673억 모집·15억 사기 일당 징역 6~7년

조소진 2026. 10. 1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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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법. 70대 여성 한모씨가 여러 번 접어 꼬깃꼬깃해진 '리키스 패밀리' 홍보물을 손에 들고 법정 앞을 서성였다.

가상화폐 투자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한씨 등으로부터 673억 원대 투자금을 끌어모은 이른바 '리키스 패밀리' 일당이 1심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 6~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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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보장하며 고령층 등 투자자 모집
신규 투자금으로 수익 지급한 '돌려막기'
법원 "서민 경제적 기대 악용" 징역 6~7년
보석 석방된 회장은 전자발찌 끊고 도주
리키스 패밀리 유튜브 캡처. 회장 서모씨가 투자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 아저씨(남편)가 32년 일하고 받은 퇴직금인데…"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법. 70대 여성 한모씨가 여러 번 접어 꼬깃꼬깃해진 '리키스 패밀리' 홍보물을 손에 들고 법정 앞을 서성였다. 남편의 퇴직금을 투자했다는 그는 '혹시 사업이 실패한 것이냐'는 말만 되풀이했다. 직접 설명회 맨 앞자리에서 사업 내용을 들었다면서 "수당도 나오고 쇼핑몰에서 화장품도 살 수 있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가상화폐 투자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한씨 등으로부터 673억 원대 투자금을 끌어모은 이른바 '리키스 패밀리' 일당이 1심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 6~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자체 발행한 코인과 쇼핑몰 사업을 내세워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약속했지만 이들의 투자금이 없었으면 사업 유지 자체가 불가능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진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억5,782만여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장모씨에게는 징역 6년 6개월과 추징금 16억1,171만여 원, 박모씨에게는 징역 6년과 추징금 2억772만 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모두 법정구속됐다.

박씨 등은 서모씨가 회장으로 있는 '리키스 패밀리'에서 총괄이사, 사내이사 등을 맡으며 가상화폐 'BIS 코인'과 자체 쇼핑몰 사업을 앞세워 주로 고령 은퇴자 등을 상대로 투자금을 모집했다. 쇼핑몰 가입자는 3,652명에 달했다. 별도로 사기 혐의가 인정된 피해자는 18명으로, 피해액은 약 15억 원이다. 주범인 서씨는 이들과 함께 구속 기소됐지만, 구속 석방된 뒤 도주했다. 재판부는 "보석을 취소하고 구속영장에 따라 지명수배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리키스 패밀리 유튜브 캡처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은 치밀했다. 코인을 구매하면 투자금에 따라 일정한 수익을 지급하고, 이를 자체 포인트로 전환해 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면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업 신뢰성을 높일 목적으로 허위 기사도 활용했다.

이들의 사업은 그러나 '돌려막기', 새로운 투자금이 없으면 기존 투자자에게 약속한 수익을 지급할 수 없는 구조였다. 이들이 쇼핑몰에서 판매한 화장품은 기존 재고품의 포장만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투자 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서민들의 경제적 기대를 악용했다"며 "특히 정보력이 약한 고령의 투자자들의 피해를 극대화시켰다"고 질타했다.

선고가 끝난 뒤에도 한씨는 법정 앞을 떠나지 못했다. 사기였다는 법원의 판단에 한씨는 믿기 어렵다는 듯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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