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물가 치솟았는데 한국은 달랐다…'물가 선방'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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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최근 고물가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물가의 안정적인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 정권 흔드는 미국·일본 물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여러 주州에서 고전하자 두가지 파격적인 물가 조치에 나섰다.
■ 한국 물가 선방 비결① 한은의 선제 행동="통화정책 기조를,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다른 주요국보다 조금 일찍 잡았다. (7·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리 움직임으로써 시장에 가이던스(방향 제시)를 주면서 사후 더 큰 변화를 막을 수 있는 효과도 있었다"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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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물가 안정적
2연속 기준금리 인상 영향
신현송 “시간 벌었다” 만족
석유 최고가격제도 긍정적 작용
美, 러시아 제재 풀고 경유 수입
日, 식품·환율 등 고물가 영향 커
韓 9월 물가 2%대로 오히려 하락
미국과 일본이 최근 고물가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물가의 안정적인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12일 국정감사에서 "시간을 벌었다"는 표현으로 만족감을 표현했다. 우리 물가 안정을 가져온 통화정책과 가격상한제를 자세히 알아봤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국정감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thescoop1/20261012174843219uaul.jpg)
미국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 건 경유 가격이 짧은 기간 3~4배씩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경유 가격은 5일 현재(현지시간) 1년 전보다 4배 가까이 오른 1갤런(약 3.7l)당 4.354달러이고, 고속도로 주유소의 경우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오른 갤런당 6.199달러에 달한다(미국 에너지정보청).
미국만 그런 게 아니다. 일본 다카이치 내각은 식품 물가 상승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정책 등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비판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 물가상승률 발표에 앞서 나온 9월 도쿄 인플레이션율은 무려 2.7%를 기록하면서 전국 기준으로도 2.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에서 가격이 오른 품목이 9월에만 4923개, 10월에도 3033개가 예정돼 있다(데이코쿠 데이터 뱅크).
통화정책의 결과가 잘 표현되는 환율의 경우에도 일본은행 총재가 직접 물가와의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9월 1일 기자회견에서 "7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2%에 육박해 물가 압박 요인인 환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의 상승은 수입 물가를 높여 전체 물가를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 한국 물가 선방 비결① 한은의 선제 행동="통화정책 기조를,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다른 주요국보다 조금 일찍 잡았다. (7·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리 움직임으로써 시장에 가이던스(방향 제시)를 주면서 사후 더 큰 변화를 막을 수 있는 효과도 있었다"며 한 말이다.
![[그래픽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thescoop1/20261012174844599xlno.png)
한때 1500원대를 넘나들던 우리나라 환율도 한은이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주면서 8월 19일 달러당 1300원대로 내려앉았고, 12일 현재 1335.70원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잘 유지하고 있다. 환율은 통화정책의 가장 큰 이유가 되지는 않더라도 그 결과를 잘 표현한다. 전임 총재가 최근에도 한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환율과 통화정책의 관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 한은의 선제적인 고물가 방어 정책은 물가와 환율의 관계를 잘 설명해 준다.
지난 정부는 수출기업의 매출 증가라는 목표 외에는 마땅한 장점이 없고, 물가에 악영향을 주는 고환율 정책을 유지했다. 한은이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를 방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은은 2023~2024년 미국이 기준금리를 5.5%로 높게 유지하는데도 3.0~3.5%선에서 인상을 멈춰 많은 비난을 받았다.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달러당 1400원대를 '뉴노멀'이라고 발언하면서 고환율 정책을 공식화했다.
■ 한국 물가 선방 비결② 석유 가격상한제=우리 물가상승률이 9월에 2%대로 내려온 이유는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 우선 9월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월에 –6.7%, 9월에 –3.3%를 기록했다. 정부가 계란 등 가격이 크게 상승한 품목의 수입 단가 차이를 지원한 결과다.
석유 최고가격제의 효과도 여전했다. 정부는 지난 3월 보통휘발유, 자동차용 경유, 실내 등유 제품의 가격상한제를 실시했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없었다면 9월 물가상승률이 3.5%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석유 제품의 가격을 정부가 직접 규제하는 효과는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큰 영향을 준다. 미국이 경유 가격 상승 국면에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위치한 주유소의 면세유 판매를 허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래픽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2/thescoop1/20261012174845902xavt.jpg)
행동경제학자인 울리케 말멘디어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2020년 발표한 '식품 가격과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노출'이라는 논문에서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분석했다. 말멘디어 교수는 2004~2018년 수만 건의 패널 조사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 형성이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다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미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경험한 인플레이션 수준에 비추어 물가 전망을 하는데 많은 돈을 쓰는 상품보다 더 자주 구매하는 상품의 가격에 20~50%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가격의 하락보다 상승에 훨씬 더 예민한 반응을 보였으며, 자신이 구매하지 않은 상품 가격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이 자신들이 내린 경제 제재를 스스로 우회할 만큼 경유 가격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다.
한정연 더스쿠프 칼럼니스트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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