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동맹 이상 없다”지만…與 일각 ‘외교안보 쇄신론’

유주희 기자 2026. 10. 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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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자신을 향한 경질론을 두고 "경질해야 할 것은 편향된 동맹관"이라고 일축했다. 올 3월 '구성 핵시설' 발언 및 이에 따른 한미 정보 공유 제한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오해이자 잘못된 조치"라고 했다.

정 장관은 3월 북한 구성 핵시설을 언급한 뒤 미국이 기밀 정보 누설을 이유로 한미 정보 공유를 제한한 데 대해서도 "잘못된 조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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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 곳곳서 균열
鄭 “경질할 건 편향 동맹관” 일축
정보 공유 제한 등 이상기류에
“사실 아냐” 반박하며 ‘마이웨이’
野 “적반하장식 궤변” 비판 속
박지원 “美, 물러서지 않을 것”
정동영 통일부 장관. 서울경제DB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자신을 향한 경질론을 두고 “경질해야 할 것은 편향된 동맹관”이라고 일축했다. 올 3월 ‘구성 핵시설’ 발언 및 이에 따른 한미 정보 공유 제한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오해이자 잘못된 조치”라고 했다. 한미 동맹에 문제가 없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이상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가운데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갑작스러운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 일부가 주장하는 한미 동맹 훼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당의 경질 촉구에 “2026년의 색깔론”이라면서 북한에 지나치게 저자세 아니냐는 비판에는 “고자세도 저자세도 아닌 정자세”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최근 한미 동맹 이상기류와 관련해 제시된 근거를 일일이 반박하기도 했다. 일례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올 3월 방미를 추진했으나 미측이 이를 거부했다는 보도와 관련, 정 장관은 “사실관계가 틀린 가짜뉴스”라면서 “상대방(이재명 정부)을 공격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를 받아쓴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3월 북한 구성 핵시설을 언급한 뒤 미국이 기밀 정보 누설을 이유로 한미 정보 공유를 제한한 데 대해서도 “잘못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국회의원 신분으로도 구성 핵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을 들어 “당시에는 정부 각료가 아니었으니 국회나 더불어민주당에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이 같은 ‘오해’를 미국 국무부와 주미한국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분야의 한미 간 이견에 대해서는 “미국과 동맹국 중 안보 통상 문제로 긴장·갈등이 없는 나라가 없다”며 “모두 국익과 자율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각 부처의 의견 차가 심하다는 일각의 보도에는 “동류 사고로는 발전이 없다”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조율, 조정하는 곳이 NSC”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DMZ에서의 충돌 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것이 정상적 정치”라고 강조했다. 정치 공방보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사퇴 또는 경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 장관의 기자회견 후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적반하장식 궤변”이라며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 존재 자체가 북한의 전략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이미 헌법을 부정하고 군을 모욕하는 정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의 각료 자격을 상실했다”면서 “되레 경질의 필요성만 더 부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에서도 쇄신론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한 방송에 출연해 “집권 여당의 대표에 비자를 안 주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며 최근 정청래 의원의 국정감사를 위한 미국 비자 발급이 보류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대로 물러서지 않는다”며 “외교안보 라인을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 이종석 원장과 마찬가지로 ‘자주파’로 분류되는 박 의원조차 쇄신에 힘을 실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에 복잡하게 엉킨 경제·안보 이슈를 신속히 풀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 갈등과 관련해 “한국이 대미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미 행정부의 불만에서 시작된 측면이 크다”며 “여기에 쿠팡 사태와 정 장관의 구성 발언 등이 겹쳐 미 행정부 내에 한국 정부가 ‘친중·반미·반기업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대미 투자 연간 상한액인 200억 달러의 집행을 서두르고 호르무즈해협에 대해 비군사적으로라도 지원해야 한다”며 “악순환에 빠진 경제·안보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김유승 기자 kys@sedaily.com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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