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영화의 바다, 부산국제영화제

경기일보 2026. 10. 12. 17: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른한 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 중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관한 사적 추억이 적잖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비전-아시아 부문 상영작 12편이 심사 대상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면 11월 말 서울독립영화제가 찾아온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서른한 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 중이다. 영화의 전당 주변이 영화인과 관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한결 화려한 느낌이다. 지난 3월 국제영화제작자단체연맹이 선정한 최상급 영화제 명단(A-페스티벌)에 오른 데 이어, 5월에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A-페스티벌로 인정된 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17개, 그중 오스카 출품 자격이 있는 영화제는 6개뿐이다. 칸의 황금종려상, 베니스의 황금사자상, 베를린의 황금곰상처럼 부산어워드 최우수작품상도 오스카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높아진 위상만큼이나 부산을 찾은 외국 영화(인) 면면도 화려하다. 이란의 거장 마지드 마지디의 ‘빵과 책’, 리윈찬의 ‘평범하기 위하여’, 가토 다쿠야의 ‘일요일 다음날’, 에디 카효노의 ‘마이 마더’를 비롯해 상영 영화 상당수가 매진 사례다. 양자경, 샤를로트 갱스부르, 이자벨 위페르, 판빙빙 등 배우와 장예모, 알폰소 쿠아론, 고레에다 히로카즈, 허안화, 린타로 등 감독도 부산을 찾아와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관한 사적 추억이 적잖다. 제2회 영화제에는 야외 상영팀 자원활동가로 참여했다. 일몰 후에야 가동하는 까닭에 낮엔 남포동 극장가를 찾아갔다. 한 극장 앞에서 매진된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가베’ 상영회에 입장을 사정하던 멋쟁이 관객이 있었다. 당시 자원활동가는 극장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어서 예매했던 내 표를 그에게 건넸다. 좌석 간 계단에 앉아 영화를 보니, 한층 시네필이 된 기분이었다. 이듬해 그 관객을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봤다. 쁘아송 홍석천이다. 윤복희의 ‘여러분’을 맛깔나게 부르던 재주꾼 팀원은 공채 개그맨 시험을 보러 서울에 올라갈 테니 재워 달라고 했다. 당연하다고 약속했지만, 연락은 없었다. 몇 년 후 TV에서 삿갓을 쓴 그를 마주했다. 코미디언 김영철이다.

당시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개막식 장소이기도 했다. 식을 마치고 게스트들이 퇴장하자 야외 상영관으로 통한 본부 건물 셔터를 절반가량 내렸다. 이어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그때 턱시도를 차려입은 한 배우가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셔터 아래로부터 스윽 나타났다. 가던 길을 돌이켜 달려와 하늘을 보던 그의 밝은 표정은 이번에 열린 특별 기획 프로그램 ‘아름다운 시절, 안성기’의 포스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그립다.

올해는 피프레시(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선정하는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최근 베니스영화제에서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이 은사자상보다 이틀 먼저 받았던,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한자리를 차지한 권위 있는 상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비전-아시아 부문 상영작 12편이 심사 대상이다. 매일 3편씩 나흘 동안 후보작을 본 후, 스위스와 중국에서 온 동료 심사위원과 선정작을 결정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명예를 건네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면 11월 말 서울독립영화제가 찾아온다. 보석 같은 영화제들이 일년 내내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린다. 다채로운 단편영화 축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4월), 독립 예술영화 정신이 살아 있는 전주국제영화제(5월), 상상력 넘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 여성에 의한 모두를 위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8월), 바다와 별빛이 아름다운 정동진 독립영화제(8월), 음악과 낭만이 무르익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9월), 세상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의 장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9월) 그리고 다시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영화제 탐방만으로도 전국 일주가 가능하다. 흥미로운 영화제를 하나쯤 골라 찾아가 보시길 권한다. 그리고 조심스레 예언한다. 영화를 둘러싼 새로운 만남과 따뜻한 추억이 생겨날 거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