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尹방어권 권고 반성” 대국민 사과 의결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2월 의결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불구속 수사 원칙 등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권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제17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안건’을 일부 수정한 뒤 상정해 의결했다. 인권위원 중 6명(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 오완호·조숙현·소라미·김민문정 위원)이 찬성, 4명(김학자 상임위원, 한석훈·강정혜·김용직 위원)이 반대, 1명(안창호 위원장)이 기권해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됐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위원장으로서 조직 안정화를 위해 이번 안건에 별도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힌 뒤 기권했다.
현재 인권위는 우파 성향 위원 4명, 좌파 성향 위원 6명, 중도 성향 위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7월을 기점으로 좌파 우위로 재편됐다. 이날 좌파 성향 위원들은 모두 찬성 의사를, 우파 성향 위원들은 안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중도 성향인 김용직 위원도 반대 표를 던졌다.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안건’은 지난 7월 10일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 비상임위원이 공동 발의했다. 앞서 인권위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던 윤 전 대통령에게 탄핵 심판 방어권과 불구속 수사 원칙 등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안건을 상정해 가결했는데, 이를 폐기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안건은 지난달 14일 열린 제15차 전원위에서도 상정됐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후 안건을 발의한 이 위원 등 주도로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 내용은 삭제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이로써 인권위는 발의한 지 94일 만에 안건을 의결했다.
수정된 주문안에는 “인권위가 지난해 의결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 및 의견 표명’이 비상계엄이라는 국가 폭력으로 유린당한 일반 국민의 인권을 외면하고, 내란 우두머리와 중요 임무 종사자들의 방어권만을 비호했다”며 “해당 결정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이로 인해 국민께 실망과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권위는 지난해 2월 10일 제2차 전원위원회에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상정한 뒤, 일부 수정해 의결했다. 당시 인권위는 헌법재판소장(권한대행)에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심리 시, 피청구인(윤 대통령)의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 ‘형사 소송에 준하는 엄격한 증거조사 실시 등 적법 절차 원칙을 준수할 것’ 등을 권고하기로 했다.
모든 국민은 신분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후 인권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권위가 내란 혐의로 탄핵 심판을 받는 대통령의 권익 보호를 권고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안 위원장은 이날 표결에 앞서 ‘2025년 2월 10일 인권위 결정(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에 대해 “절차적 공정성 확보로 인권 문제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헌법재판소 등 국가기관에 적법 절차 원칙 준수를 주문한 것”이라며 “계엄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해당 결정은 존중돼야 하고, 폐기하거나 대국민 사과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현재 우리 위원회 최우선 과제는 1년 이상 지체된 승진 인사 문제 해결이고, 위원장으로서 조직 안정화를 위해 이번 안건에 대해 별도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기권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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